![]() 최근 손님에게 무례한 언행과 불친절로 논란이 된 여수시의 한 식당에서 사과문을 내걸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최근 논란이 된 여수 백반집 입구에 업주가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 사진이 공유됐다. 사과문에는 “문제를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로는 친절하고 부드러운 손님 맞이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건은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유난히 오늘’에 올라온 영상으로부터 시작됐다. 영상에는 혼자 식당을 찾은 여성 유튜버가 2인분의 음식을 주문한 뒤 식사 중, 업주로부터 “혼자 오는 손님은 받지 않는다”, “빨리 먹고 나가라”, “그 2만원 가지고 뭐냐”는 등의 무례한 언행을 듣는 장면이 담겼다. 유튜버는 눈물을 흘리며 식사를 마치지 못한 채 자리를 떴고, 뒤늦게 계좌이체로 비용을 결제했다.
해당 식당이 여수에서 손꼽히는 유명 맛집이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지역 음식점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도 번지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16일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내 음식점 5000여 곳에 친절 응대를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현장 실태 점검에 나섰다.
여수시 관계자는 “모든 음식점에 대해 친절 및 서비스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식당 역시 뒤늦게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번 논란은 전남 관광지에서 반복돼 온 불친절과 바가지 요금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2023년 5월에는 함평 나비대축제 기간, 인근 야시장에서 어묵 한 그릇에 1만원을 받았다는 외국인 유튜버의 폭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구역이 공식 운영 공간이 아니었다는 해명이 있었지만, 관리 소홀 책임은 피하지 못했다.
여수, 목포, 순천 등 주요 관광지에서도 과도한 요금, 위생 불량, 무례한 응대 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될수록 전남 관광 전반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우려 속에 관광업계의 자정 노력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광양시와 구례군은 ‘착한 축제’ 모델을 운영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광양 매화축제에서는 도시락을 5000원에 판매하고, 구례 산수유축제에선 국수·우동을 6000원 수준에 제공해 관광객들로부터 “부담이 적다”, “서비스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지자체는 축제 출점 업소 선정 시 ‘가격 적정성’과 ‘친절도’를 기준으로 도입해 바가지 논란을 사전에 차단했다.
여수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요 관광지 음식점을 중심으로 친절 캠페인을 지속하고, 권역별 위생교육, 반복 민원 업소 특별 점검, 시민평가단과 식품위생감시원을 통한 불친절 업소 모니터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순천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를 물가 안정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음식값·숙박료·피서용품 등 주요 품목의 가격표시제 이행, 바가지 요금 여부, 위생 상태 등을 집중 점검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일부 식당의 사례라 할지라도 관광객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역 전체 이미지로 확산되기 쉽다”며 “도에서도 ‘여름휴가 전남에서 보내기’ 캠페인을 준비하며 바가지 물가와 친절 교육을 포함한 현장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