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처방 받은 약 반드시 복용해야
의료칼럼
2014년 04월 22일(화) 00:00

최근 30대 후반의 남성이 피로감과 함께 허기, 갈증, 소변을 자주 보는 등의 증상으로 내원했다. 그는 당뇨병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듣자마자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그리고 '자신처럼 뚱뚱하지도 않을뿐더러 젊은 사람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지', '약을 먹게 되면 평생 먹어야 하는지' 등을 물었다.

의사로서 때때로 혈당 관리에 소홀한 환자들에게 충격 요법 차원으로 당뇨병의 무서움을 강조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당뇨'라는 말만으로 충격을 받거나 좌절하는 환자들을 지켜볼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 환자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당뇨병 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안타까워서다.

앞의 질문들에 답변을 하자면 젊고 날씬하더라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국내 30~40대 당뇨병 환자 수는 약 9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체 환자 중 절반 정도는 체질량 지수와 허리둘레 수치를 기준으로 비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구화된 식사 습관과 발달된 교통수단으로 인한 운동 부족 등으로 비만한 당뇨병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만하지 않은 환자가 많다는 점이 한국인 당뇨병의 특징 중 하나이다.

△가족 및 가까운 친척 중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임신성 당뇨 병력이 있는 여성 △장기적으로 과도한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우 △고혈압, 만성간질환 등 대사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는 40대 이상이면서 비만인 이들과 함께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라면 검진을 통해 정기적으로 당뇨병 발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 치료제는 먹기 시작했기 때문에 평생 먹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혈당이 지속되기 때문에 혈당을 낮추기 위해 계속 먹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다가도 식이ㆍ운동 요법만으로 혈당을 낮추고 이를 잘 유지하게 되면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복용을 중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 식이ㆍ운동 요법만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상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환자의 상당 수가 당뇨병 치료제 복용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초기 환자에게서 두드러진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첫 해 동안 치료제를 제대로 처방 받은 환자가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처방 받은 당뇨병 치료제를 반드시 제 때, 제대로 복용해야 한다. 만약 복용을 자주 잊거나 약의 개수와 복용 횟수 등이 많아 이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면 관련 사항을 담당 의사에게 상의해야 한다.

환자가 스스로 해결하는 것보다 담당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복합제 서방정 등을 처방 받는 등의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해결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대학교 병원 내분비내과 김상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