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과 함께 떠나는 지역의 근대역사 여행
24~27일 로데오광장 등 10곳서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美ㆍ佛ㆍ中ㆍ日ㆍ韓 등 5개국 연합…칼춤ㆍ인형극 선보여
근대역사문화의 거리여행단ㆍ세월호 추모공연 '눈길'
2014년 07월 09일(수) 00:00
월인석보에 나오는 '원앙부인 본풀이'와 제주무가 '이공본풀이'를 바탕으로 원앙부인의 이야기를 설치와 마임 그리고 한지인형 등의 복합장르로 그려낸 조성진 마임가의 '원앙부인의 꽃밭'. 극단 갯돌 제공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공연무대가 목포 일원에서 펼쳐진다.

지역극단 갯돌(대표 문관수)의 주최로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MIMAF'이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목포시내 원도심 차안다니는 거리, 로데오광장, 오거리, 북교초교 등 10곳에서 열린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대표공연예술축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선 첫 기획이슈로 '모던타임즈'를 주제로 '목포근대역사문화의 거리여행단' 50여 명을 모집해 목포대 최성환교수의 해설과 함께 목포북교초등학교 느티나무, 양동육거리, 양동교회 등을 순회하며 각종 공연과 역사체험이 진행된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화제로 손꼽히는 공연은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등 5개국의 세계 공연자들이 연합해 제작한 주제공연이다.

출연자에는 마임 명인 일본의 '츄상', 전 세계를 순회하고 있는 프랑스의 '셀린바케', 원맨 라이브 밴드인 미국의 '그레고', 화려한 기예로 매력을 발산하는 중국의 '죠스이',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일본의 '다이스케', 바닥과 벽을 자유롭게 운용하는 한국의 거리무용단 '곧'등 20여 명이 참여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림1오른쪽>동학120주년을 기념으로 한 마당극 '칼노래 칼춤' 공연도 눈길을 끈다. 마당극의 창시자 채희완 부산대 명예교수가 총연출을 맡은 칼노래 칼춤은 지난 1994년 초연돼 20여 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동학 농민군들의 승리와 패배를 칼춤, 북춤, 깃발춤 등으로 상징화시키면서 우물가 아낙들의 처참한 눈물과 병신광대들의 정겨운 웃음을 마당판에 가득 쏟아낸다. 마당극의 고전이라 불릴만큼 뛰어난 칼노래 칼춤 공연은 원형무대가 가지는 독특한 움직임과 동선, 상징적 표현과 다양한 매체가 어우러져 독특한 연행공간을 창출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기획도 마련한다. 부토무용의 대가 서승아씨가 희생된 수많은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거리에서 갖는다.

축제기간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볼거리도 즐비하다. 가족을 위해 잃어버린 순무를 찾아 떠나는 소년의 모험이야기를 그린 인형극연구소 인스의 '으랏차차 순무가족의 커다란 순무', 커다란 공룡이 거리를 활보하며 어린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춤을 추는 극단나무의 '신문지 쥬라기'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도 관객들의 흥겨움을 끌어내는 프로젝트 요요현상의 고난이도 묘기,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저글링을 선보이는 셔플코믹서커스 등의 마당이 펼쳐진다.

세계마당페스티벌에서 3년째 진행중인 한국식 버스킹문화 '굿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굿 쩐은 관객들이 공연을 본 후에 마음에 들면 동전을 공연자에게 던져주는 프로그램으로 예술가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고 상생한다는 의미가 있다.

세계마당페스티벌 예술감독 손재오씨는 "모던타임은 목포의 시간문화사를 뜻한다. 목포 근대역사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여행이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역사문화공간에서 과거의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ㆍ미래를 바라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