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주한 인천항, 작년 對中 수송 광양항 5배
물동량 격차 갈수록 커져
인천시ㆍ인천항만공사
적극적 마케팅도 한몫
여천산단 가동률 60% 뚝
광양항 물동량도 급감
경쟁력 제고 체질개선을
인천시ㆍ인천항만공사
적극적 마케팅도 한몫
여천산단 가동률 60% 뚝
광양항 물동량도 급감
경쟁력 제고 체질개선을
2014년 11월 28일(금) 00:00 |
![]() 광양항 월드마린센터 전망대에서 바라본 컨테이너 부두.
뉴시스 |
●발톱 감췄던 '인천항의 전략'
"인천항에 오시면 선박에 적재될 컨테이너가 야적장에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이하 IPA) 관계자가 자신있게 전하는 말이다.
인천항은 1974년 국내 항만 가운데 최초로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설치되는 등 국내 항만에서 기반시설이 뛰어났다. 그럼에도 정부의 부산항과 광양항을 지원하는 '투포트 정책'에 밀려 '넘버 3'에 머물렀다.
하지만 인천항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 TEU를 돌파했다. 이 물량 돌파는 광양항보다 3년이 늦었지만, 인천항을 이용하는 물동량 증가폭은 갈수록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기세를 올린 IPA는 여세를 몰아 올해 초 국내 2위 무역항을 목표로 삼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물동량 성장세와 광양항의 정체에 견줘볼 때 과도한 목표치가 아니었음이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인천항의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IPA가 설립된 지난 2005년 100만 TEU를 넘은 뒤 2012년 198만 TEU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012년에 비해 물동량이 18만여 TEU(약 9%)가 늘어나면서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게다가 인천항은 전체 물동량의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입 화물이 2010년 118만 TEU에서 지난해 128만 TEU로 늘어났다. 대중국 물동량만 본다면 부산항 추월도 머지 않았다는 게 IPA측의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림1오른쪽>IPA는 지난해 물동량창출전담팀(TF)을 구성해 수도권 산업단지를 돌며 화물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설명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그해 6월 국내 항만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구성한 '인천항 물류 파트너 그룹'이 큰 도움이 됐다.
IPA는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여는 인천신항을 이용할 선사 유치에 나선다. 신항은 송도국제도시 서남쪽에 12월까지 완공되며 컨테이너 전용 선석(배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단위) 6개를 갖춘다.
IPA는 올해 인천항의 물동량 목표치인 230만 TEU 뿐아니라 광양항 목표 235만 TEU도 추월할 기세다.
●광양항 체질개선 시급
광양항은 중국과 인접해 있지만 대중국 수출입 컨데이너 물동량 실적에선 명암조차 못내미는 상황이다.
인천항은 지난해 대중국 물동량은 128만1555 TEU, 반면 광양항은 26만 677 TEU로 무려 5배나 뒤처져 있다. 광양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물동량 1위가 중국임을 감안하면 향후 인천항의 꽁무니를 쫓아가야하는 상황까지도 연출될 처지다.
올해 들어 광양항 물동량이 급감한 이유로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 단지인 여천산단의 위축이 컸다. 산단 내 총 226개 업체 가동률은 현재 60%에 머물러 있다. 실제 산단의 주요 기업인 롯데케미컬, LG화학, 여천 NCC 등 대기업들은 중국발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 또한 큰 폭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함에 따라 수출입 물동량 또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인천항의 추월이 가시화되면서 광양항도 '제2의 전환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최근 '제8화 광양항 국제포럼'를 개최하고 광양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오윤열 여수지방해양항만청장은 '광양항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LNG 벙커링 허브시장 선점 △해상환적 물류기능 확대 △친환경 에너지ㆍ발전단지 등 신성장 산업 거점 항만 △북한 개방 가능성에 대비한 광양항 대응 전략 등을 제시했다. 특히 광양항을 이용하는 선사와 화주 등 항만 이용자 측면에서 현장 중심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참가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도도 이에 발맞춰 광양항 활성화 및 항만 자생력을 위해 국내ㆍ외 주요 선사 및 화주 등을 대상으로 홍보,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항만 자생력 확보 물량이 300만TEU를 위한 운항 손실 경비의 일부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광양항은 북극항로로 향하는 길목의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선박의 화물별 항해패턴과 수출입 물동량 유인에 관한 분석이 선결돼야 한다"며 "광양항 체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주정화 기자ㆍ광양=김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