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산물 이야기] 헤모글로빈 함유된 국민영양식, 피조개
겨울부터 초봄까지 제철
식도락가 강장제로 인기
당뇨병ㆍ빈혈치료에 효과
2015년 03월 24일(화) 00:00
여수 가막만, 경남 진해만 일대에서 당일 채취한 신선한 피조개를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뉴시스
피조개는 베타 카로틴(β-caroten) 등의 카로테노이드 색소와 조개류에서는 진귀한 호흡 색소인 헤모글로빈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살과 피의 색깔이 사람의 피처럼 붉은 색을 띤다.

꼬막 조개류에 속하는 피조개는 이런 이유로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이름에 붉을 적(赤)자나 '피'가 들어있다.

피조개는 세계적으로는 대만, 동중국, 북한 등에서도 생산되지만 주로 자연산이다. 반면 양식산 피조개는 우리나라가 최대 생산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 일대(진해, 거제, 사량도, 남해, 여수)가 주 생산지이고, 양식산은 진해산을 최고로 친다.

피조개 양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채묘기술이 확립된 1973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양식은 주로 바닥양식으로 하고 있으나, 채롱에다 수용하여 수하식(垂下式)으로 양식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횟감용(초밥)으로 소비되는 피조개는 익히면 특유의 맛과 향이 달아나므로 회로 먹어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피조개의 영어 이름은 아크 셀(ark shell) 또는 블러드 클램(blood clam)이라 하고 일본에서는 아카가이(赤貝, 적패)라 한다.

피조개를 아크 셀로 부르는 데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150일간 천지를 뒤덮은 노아의 홍수 때 노아의 가족과 동물들을 구한 방주(方舟)가 바로 아크(ark)이다. 피조개라는 이름은 바로 인간과 같은 적혈구를 가진 조개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지역에 따라 피조개는 새꼬막(고흥, 여수, 서천, 마서, 보령, 당진), 뉘비꼬막(함평), 뉘비조개(고창), 털꼬막(진도, 장흥, 관산, 승주, 광양, 하동, 남해), 놀꼬막(우수영, 북평, 해남), 참고막(고금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새꼬막이라는 이름은 자라서 새가 되어 날아갔다는 구전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피조개는 껍데기를 벌려 속살을 끄집어내면 벌건 피가 흐르고 살도 붉어 보기만 해도 자양강장제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 때문인지 애주가들이나 식도락가들이 정력식품으로 즐겨 찾는다.

생피조개는 100g당 총열량이 81㎈이고, 그 조성은 수분 79.8g, 단백질 15.5g, 지방 0.5g, 탄수화물 3.5g 및 회분 0.7g이며, 그 밖에 비타민 AㆍB1ㆍB2ㆍC 및 나이아신(niacin) 등을 함유하고 있다.

다른 조개에 비하여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 피조개는 타우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글리코겐,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의 성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빈혈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오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식욕증진과 소화기능을 도우며,양기를 돋우고 갈증을 멈추게 한다고 한다.

피조개는 크기가 12㎝ 정도로 꼬막 조개류 가운데 가장 크며 수심 5~50m의 고운 모래펄에 살며 식용으로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수출하는 주요 수산물 가운데 하나인 피조개는 한때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다. 최근에는 통조림 원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늦가을부터 봄에 걸쳐 채취되는 피조개는 겨울부터 다음해 봄까지가 제철이며, 알을 갖는 여름철에는 독성이 있고 지방함량이 적어 맛도 떨어진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정리=최도철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