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원이 '安 신당' 창당발기인?
법적으로는 문제 없다지만… 정치적 도의에 맞나
2016년 01월 12일(화) 00:00

광주에 이어 전남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지방의원들의 '집단탈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에서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의 탈당도 예고됐다.

강진원 강진군수를 비롯한 강진과 영암, 장흥 등지의 더민주 소속 지방의원들이다. 지방의원들 중에는 곽영체(강진1)ㆍ윤도현(강진2)ㆍ김연일(영암2)ㆍ김광준(장흥2)ㆍ임명규(보성2) 도의원 등 광역의원이 다수다. 기초의원 중에서도 장흥군의회 왕윤채 의원, 강진군의회 김상윤ㆍ정중섭 의원 등 3명이다. 이들은 10일 발표된 안철수 의원 주도의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1일 현재 이들의 소속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이들은 조만간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공식적'으로 국민의당 행을 선언할 예정이기는 하다. 지역정가에서는 '말'들이 많다. 더민주 전남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한 '말'들이다.

현행 정당법상 문제는 없다. 정당법에는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는 자는 공무원 그 밖에 그 신분을 이유로 정당가입이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불구하고 누구든지 정당의 발기인 및 당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공무원'과 '교원' 등 발기인 등에 참여할 수 없는 단서 조항에도 '기성 정당인'은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이중 당적'을 금지하고 있는 조항만 지키면 된다.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는 것은 정식 당원과는 다르기 때문에, 창당할 국민의당 당원으로 가입하기 전까지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 그만이다. 국민의당은 창당 수순을 밟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 법적인 당은 아닌 상태다. 이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지 않고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현실적 이유다.

속내는 복잡하다. "황주홍 의원의 부탁이 있기도 해서…." 이번에 국민의정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한 모 의원의 솔직한 속내다. 황주홍 의원은 전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국회의원이다. 그는 탈당전 그의 지역구인 강진ㆍ영암ㆍ장흥의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보유한 채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이들이 속한 지역구이기도 하다.

또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추측까지 나온다. 개인적 행보보다는 함께 움직였을 때의 '현실적 효과'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지역의 모 인사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탈당계를 모아 한꺼번에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에 참여한 모 의원도 "조만간 (탈당을 결심하고 국민의당 창당발기인에 참여한)의원들과 함께 탈당할 생각"이라고 했다.

'정치적 도의'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크다. 전남도의회 한 의원은 "도덕적 의리는 현실 정치인이 지켜야할 덕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며 "마음이 정해졌다면 굳이 탈당을 하지 않은 채 다른 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