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빛깔 '자개'… 현대감각으로 이어간다
문화창조원 복합관 'Made 人 Korea' 전시회
광주 출신 금속공예가 김현주 씨 출품 '묵상~'
금속과 '자개' 결합 통해 전통의 현대화 시도
김 씨 "전통 공예 현대적 시각 입혀야 발전"
광주 출신 금속공예가 김현주 씨 출품 '묵상~'
금속과 '자개' 결합 통해 전통의 현대화 시도
김 씨 "전통 공예 현대적 시각 입혀야 발전"
2016년 03월 21일(월) 00:00 |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에서 열린 'Made 人 KOREA'에 전시 중인 김현주 작가의 '묵상공간을 위한 램프'(위)와 'Remember2014'(왼쪽 아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
오는 2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5, 6관에서 열리는 'Made 人 KOREA-문화로 산업을 창조하다' 전시회. 김 씨의 작품은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 문화의 상품화 및 산업화의 성과를 선보이고 세계화의 가능성을 엿보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회에 김 씨는 '묵상공간을 위한 램프'를 출품했다. 구리와 니켈 등 금속에 자개를 입힌 등(燈)이다.
이 작품은 심지가 달린 본체를 금속재질의 고리 60개가 둘러싸고 있다. 고리는 움직일 수 있게 제작돼 분위기에 따라 모습을 바꿀 수 있다. 김 씨는 "대학원을 마치고 첫 번째로 만든 작품"이라며 "재료의 융합이라는 기법의 기반은 물론 균형, 조화 등 추구하는 가치를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금속은 가장 현대적인 소재이지만 표면색의 단조로움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김 씨는 이를 극복할 소재로 한국의 '자개'를 선택했다. 금속에 금태칠이라는 고온경화기법을 사용하고 거기에 자개를 한땀 한땀 끊어 붙이는 끊음질 기법을 진행한다. 단단한 금속에 쉽게 부서지는 자개를 붙이는 것은 고도의 섬세함이 필요하기에 오로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대중에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Remember2014'가 있다. 지난 2014년 고(故) 신해철 씨의 유골함으로 사용돼 주목을 받았다. 금속함의 몸통을 온통 자개로 둘러싼 이 작품은 숭고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그 만큼 김 씨는 이 작품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작고한 어머니를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임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이 예술로 빚어졌다.
2014년부터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 자개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2014년 영국 프리미어 공예 페어와 미국 마이애미 아트 팜비치 페어 참여작가로 선정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한ㆍ불 수교 130주년 기념 공예아트비엔날레에 참가하기도 했다. 디자인 코리아 'GOOD DESIGN' 특허청장상, 재단법인 예올의 '2015 올해의 젊은 공예인 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에서의 활약도 혁혁하다.
전남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속공예 석사를 마친 김 씨는 학부 시절부터 금속이라는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그가 자개를 염두에 두게 된 것은 당시 칠과 나전을 가르쳤던 백일 전 전남대 교수 덕이었다.
김 씨는 "타 대학의 경우 금속, 목칠, 섬유 등 세부전공이 나눠져 있는 반면 전남대는 구분 없이 대표적인 소재에 대한 공부를 두루 배우는 커리큘럼으로 운영됐다"며 "그때의 배움이 기반이 돼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남대 미술학과와 문화예술교육원에 출강을 했던 김 씨는 광주 지역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컸다. 그는 "광주에는 광주만의 어떤 응집된 정신이 있는 것 같다"며 "공예에 대해 학생들이 지닌 열정을 강단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공예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을 오늘날 어떻게 안고 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현대적인 시각을 입혀 대중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장인 정신을 갖고 계속해서 한국 자개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jd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