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탄생… 광주 변호사업계 지각 변동?
판ㆍ검사 출신 의기투합 '법무법인 맥' 최근 개업
장흥지원장 출신 문방진 변호사 등 12명 팀 이뤄
사법서비스 질 향상 기대감 속 수임 쏠림 우려도
장흥지원장 출신 문방진 변호사 등 12명 팀 이뤄
사법서비스 질 향상 기대감 속 수임 쏠림 우려도
2016년 05월 24일(화) 00:00 |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직 판ㆍ검사들로 꾸려진 대형 로펌의 등장에 지역 법조계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사건 수임 등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광주지역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변호사회 맞은 편 건물에 '법무법인 맥(脈)'이 개업식을 갖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법무법인 '맥'은 문방진(48ㆍ사법연수원 26기) 전 광주지법 장흥지원장과 조재건(52ㆍ연수원 24기) 전 순천지원 부장판사, 서정암(54ㆍ연수원 26기) 전 판사, 노로(48ㆍ연수원 29기) 전 광주지검 부부장검사, 권오성(42ㆍ연수원 33기) 전 광주지검 공안부 기획검사 등 판ㆍ검사 출신 5명 등 모두 12명의 변호사로 구성됐다.
'맥'이라는 이름은 의뢰인의 요구와 수임된 사건의 핵심을 짚어 최선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로펌은 40~50대 연령층의 비교적 젊은 변호사들로 구성됐으며 타 지역에 비해 약점으로 분석된 기업 관련 법률자문에 주안점을 두고 로펌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재건 '맥' 대표변호사는 "우리 로펌은 기존의 틀을 넘어 새로운 영역의 법률서비스를 지역민들에게 제공하자는 뜻을 가진 변호사들이 우연찮게 의기투합해 설립됐다"며 "나주 혁신도시에 한국전력공사가 터를 잡아 앞으로 에너지 관련 분쟁이 늘 것으로 전망되고, 타 지역에 비해 취약한 기업 법률자문, 컨설팅 등으로 그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사업계는 비록 2~3년 전 판ㆍ검사직에서 물러나 '전관예우' 대상은 아니지만 영향력이 큰 변호사들이 뭉쳐 만든 '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몇 안되는 대형 로펌들과의 치열한 수임 경쟁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4ㆍ13 총선과 관련, 검찰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국회의원직 박탈 등을 둘러싼 굵직한 사건에 대한 전관 출신 변호사로의 쏠림현상도 주목거리다.
대형 로펌 탄생을 둘러싼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사법 서비스 수요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임의 '부익부 빈익빈'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직 판ㆍ검사들로 구성된 대형 로펌 탄생은 광주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면서 "'맥'의 구성원들 면면도 좋아 앞으로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은 반면, 전관 출신들이 뭉친 해당 로펌에 사건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선의의 경쟁과 투명한 사건 처리가 담보된다면 지역 사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국진 기자 gjg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