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동요로 조선족 동포 우리말 지키기 동참
동요 작곡가 김남삼 목포연동초 교장
동요 통해 우리말ㆍ글 지도
조선족 어린이가 직접 부른
한국 창작동요 작곡 발표회도
동요 통해 우리말ㆍ글 지도
조선족 어린이가 직접 부른
한국 창작동요 작곡 발표회도
2016년 09월 09일(금) 00:00 |
창작 동요를 통해 연변 조선족 동포들의 우리 말 지키기와 민족정신 계승에 앞장서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목포연동초등학교 교장이자 동요작곡가 김남삼(61)씨.
38년째 교직에 몸 담고 있는 김 교장은 30년 전 부터 동요 창작 활동을 시작해 현재 300여 곡을 작곡했다. 전국 창작동요 동호인들의 모임인 '파랑새창작동요회' 총무로 활동하고 있는 김 교장은 후학 양성과 함께 동요 작곡ㆍ보급에 매진하고 있다.
김 교장은 1990년대 중반 미국 LA와 캐나다 토론토 등지에서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 한 한국 신작 창작동요 발표회에 참가해 자신의 창작곡을 소개했다.
그는 "해외공연에 동행하면서 동요만큼 동포들의 마음을 보듬고 하나로 묶는 매개물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수년전부터 김 교장은 중국 연변 조선족 동요인들의 모임인 연변아동음악학회와 활발한 교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조선족 아이들 상당수가 한족학교에 입학하면서 우리 말과 글을 배워야 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최근 연변의 조선족 사회에서 자녀가 학교에 입학할 때면 '조선족으로 태어났지만, 어차피 중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니 빨리 중국 말과 글에 능숙해지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조선족 학교 대신 한족학교에 입학시키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조선족 아이들에게 동요를 통해 우리 말을 가르치기 위해 교류에 발벗고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변아동음악학회 측의 요청으로 조선족 아이들의 노래 발성법을 개선하기 위해 연길에서 성악강습회를 열기도 한 김 교장은 이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전남초등동요작곡연구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습회를 개최해왔다.
김 교장은 "중국이 개방되기 전 연변의 모든 교육활동은 북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아이들의 노래 소리도 한국과 달리 북한과 거의 유사했었다"며 "수십년 간 북한식 발성법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발성을 개선하기 위해 강습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지난달 21일 중국 연길시 청소년활동중심 공연장에서 자신의 작품만으로 한국 창작동요 작곡발표회를 가졌다. '연변 조선족 동포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2016 김남삼 신작 창작동요발표회'가 그것. 이날 발표된 동요는 모두 연변의 조선족 동포 자녀들이 불러 의미를 더했다.
작곡발표회를 통해 소개된 김 교장의 창작동요는 연변 아동음악 작곡가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 됐다.
김 교장은 "과거 어린이들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고 배우기 어렵거나 틀에 박힌 이념 주입식 동요 작곡을 반복하던 연변 작곡가들이 앞으로 어린이 정서에 부합하는 가사와 쉽게 익힐 수 있는 동요를 작곡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조선족 동포들의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탰다는 점이 가장 보람있었다"는 김 교장은 "앞으로도 우리 민족정신 계승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