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묘지의 정치학
호남 민심 움직이는 '상징성'
선거때만 되면 정치인들 북적
與도 野도 "위대한 광주 정신"
첫 참배 홍준표, 전두환 비판
선거때만 되면 정치인들 북적
與도 野도 "위대한 광주 정신"
첫 참배 홍준표, 전두환 비판
2017년 04월 07일(금) 00:00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ykim@jnilbo.com |
지역과 밀접한 야권 후보는 물론이고 그동안 5ㆍ18광주정신과 거리가 있었다고 평가된 후보들까지 찾고 있어 지역민들 역시 얼떨떨한 표정이다. 이는 장미대선을 앞두고 광주를 비롯한 이른바 호남민심이 여ㆍ야 후보들에게 중요해졌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80년 5월 당시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헬기사격 흔적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한'5월 피해자' 망언에 분노한 광주시민의 진실규명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선 후보들 역시 자연스럽게 발길을 5ㆍ18민주묘지로 돌리고 있다.
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광주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5ㆍ18 정신 헌법 계승'을 강조하며, 5ㆍ18민주묘지 방명록에 '광주정신을 헌법에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라고 적었다. 문 후보는 이날 참석자들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완창 한 후 "이번 5ㆍ18 기념식에는 반드시 이 노래를 기념곡으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문 후보의 5ㆍ18 민주묘지 참배는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올해 첫 방문이다.
여권 주자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도 이날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참배했다. 생애 첫 방문이다. 홍 후보는 참배 후 "5ㆍ18 희생자 분들에게, 그 희생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한걸음 더 나가는 성숙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 5ㆍ18 공식곡 지정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전두환 회고록'에 대해선 "주장 자체가 조금 억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한자를 잘못 쓰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그는 방명록에 사자성어 '멸사봉공(滅私奉公)'중 '사사로운 사(私)'를 '죽을 사(死)'로 써 논란이 됐다.
반면 호남에 텃밭을 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1년 가까이 5ㆍ18 민주묘지를 찾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정치의 뜻을 품은 안 후보가 처음 찾은 행선지가 바로 5ㆍ18 민주묘지였다.
'사실상 첫 출마 선언'을 한 곳이기에 안 후보에게 이곳은 상징성이 크다고 볼수 있다.
안 후보는 호남 국민경선 승리를 발판으로 대선후보로 확정됐지만 지난 2016년 제36주기 5ㆍ18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5ㆍ18 민주묘지를 찾지 않았다. 안 후보는 지난 해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그해 1월, 2월과 4월3일, 총선 승리 이후 4월28일, 5월18일까지 5번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국립 5ㆍ18 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대선후보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난 1월16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3월5일 각각 5ㆍ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최근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만 지난 해 1월30일 이후 1년 넘게 5ㆍ18 민주묘지를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