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지역 분열' 키우는 군수 선거
4년 앙금 품고… 전남 곳곳 '맞대결 혈투' 또 재현 조짐
편가르기식 선거 친척간에도 갈등… 끝나면 큰 후유증
편가르기식 선거 친척간에도 갈등… 끝나면 큰 후유증
2017년 10월 23일(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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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어촌 지역은 인구감소로 편가르기식 '조직선거'가 먹혀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출마 예정자들의 이전투구가 횡행하는 '분열의 정치'가 재현될 조짐이다. 그 휴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3면
22일 전남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은 지난 2014년 6ㆍ4지방선거에서 박빙승부를 펼친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다시한번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곳이다. 전남에서만 4~5곳에서 재격돌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가장 치열한 선거구는 전ㆍ현직 단체장이 맞붙는 지역이 대표적이다.
고현석 군수 이후 연임 군수를 허락하지 않았던 곡성군의 경우 매번 전ㆍ현직 단체장들의 혈투의 장이 되고 있다. 내년 선거에선 민주당 소속 유근기 현 군수의 재선 도전에 허남석 전 군수가 대항마로 나선다.
진도군은 민주당 소속의 현 이동진 군수와 박연수 전 진도군수가 다시 맞붙는다. 현재 1승 1패로 이번이 세번째 맞대결이다. 이들은 2010년과 2014년 대결에서 한차례씩 승리를 나눠가져 최종 승부는 8개월 뒤 결정난다.
화순군은 선거 때마다 전ㆍ현직 단체장 격돌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꼽힌다. 내년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구충곤 현 군수의 재선에 맞서 임호경 전 군수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어 구 군수가 승리를 거뒀다.
리턴매치는 아니지만 신안군수 선거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고길호 현 군수와 박우량 전 군수의 맞대결이 기정사실화 되면서다. 지난 9월에는 박 전 군수가 더불어민주당의 복당도 확정됐다. 고길호 현 군수는 현재 국민의당 소속이다.
전ㆍ현직 단체장간 구도는 아니지만 지난 선거에서 간발의 차로 패배의 쓴맛을 맛봤던 후보들도 재기를 벼르고 있다. 김재무 전 전남도의회 의장이 정현복 현 광양시장에게 도전장을 내 광양시장 선거도 뜨겁다. 3선연임 제한에 걸린 구례, 고흥과 단체장 구속 등으로 무주공산이 된 무안, 보성, 해남도 과거 선거에서 현직 단체장의 벽을 넘지 못한 다수의 후보들이 재격돌을 벌이는 형국이다.
'리턴매치'가 이뤄지는 일부 선거구에선 벌써부터 지역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앙금'을 털지 못한 일부 선거 출마자들이 정치적 라이벌을 넘어 '앙숙'관계가 되면서 지역민심을 갈라놓기 일쑤였다. 패배에 승복하지 않은 일부 후보들은 조직을 활용해 현직 단체장 흠집내기에 주력하고 있고 현역 단체장들은 행정 조직내 전직 단체장의 측근들을 내치면서 갈등을 부추겼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농촌의 경우 정책선거보다 학연, 혈연, 지연 등 조직력이 선거판도를 좌우한다. 그 상황에서 전ㆍ현직 단체장과 일부 후보들이 조직력을 과시하면서 서로를 견제하면 지역분열은 더욱 심화된다. 일부지역에선 상대편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은 서로 발길을 끊을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분열정치'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선거가 기초단체장 선거다.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도 혼탁지수가 가장 높은 선거를 기초단체장으로 꼽았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정치적 라이벌들이 선거 때마다 지역갈등을 야기 시키면서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선거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분열로 선거후유증에 시달려왔다"면서 "양분된 지역민심은 지역발전을 후퇴시킬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나면 정치적 라이벌들이 지역민들을 위해서라도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화해의 악수'를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