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으로 들여다 본 배움 이야기
2018년 05월 28일(월) 15:44
◑ 배움과 뇌 과학의 만남 한성범 | 책과나무 | 1만5000원
대한민국의 학교와 시·도 교육청마다 학생들의 '배움'이 화두다. 누군가는 이제 가르침의 시대가 끝나고 배움의 시대가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배움 중심 수업'이라는 문구는 어느 학교에서나 흔하게 접하는 이야기가 됐다. 또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배움 성장'이라는 주제로 수없이 많은 교육정책들이 수립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배움의 본질이 무엇이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 배움이 성장할 수 있지?' 하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현직 초등학교장인 저자는 평교사 때부터 이러한 고민을 품고 오랫동안 배움과 창의성에 대해 스스로, 또 동료들과 함께 연구해 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탐구하고, 뇌 과학이 말하는 배움의 과정과 배움이 성장하게 되는 이치를 소개한다. 인지과학, 분자생물학 등 첨단 과학을 교육에 접목해 지나치게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편지 쓰듯 친근한 말씨로 조곤조곤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두 가지 이유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뇌 과학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의 겉과 이면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함이다. 감정의 상태를 진정으로 이해하면 소통이 이루어지고 관계가 맺어질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각종 정보의 홍수 시대에 범람하는 잘못된 교육방법으로부터 교사와 학부모,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것은 날마다 뇌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아이들의 뇌가 시각, 촉각, 체감각 등 감각기관에서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보와 잘 연결하느냐에 따라 배움의 질이 결정되므로, 가르치는 사람은 뇌 과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잘 보게 하고, 잘 듣게 할 것이며, 기존의 정보와 잘 연결하게 할 것인가를 바르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에 곁들여, 학교 현장의 일상 풍경들,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 꽃과 나무, 새 이야기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물론이고 가르치는 교사들의 수고와 애씀도 세심히 살피며 극진히 아끼는 저자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현장에서 수십 년 동안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 인성 교육에 대하여 고민하고 연구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남다른 통찰을 접할 수 있다. 배움의 본질과 방법을 고민하는 선생님,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분들과 널리 공감대를 이루고 반향을 일으켜 대한민국의 교육과 사회에 좋은 움직임을 만들어낼 것이다.
박상지 기자 sgpark@jnilbo.com s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