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사령탑' 광주출신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되다
전남여고 졸업… K방역 전도사 ||‘5국 3관 41과’ 1476명 수장으로 ||“전염병·질병 대응 한단계 도약”
2020년 09월 08일(화) 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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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8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정 본부장을 질병관리청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 청장 임명에 대해, "현재 질본본부장으로 방역 최일선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우리나라가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로 자리매김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첫 질병관리청장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대응 및 질병관리 예방 체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신임 청장은 전남여고와 서울대 의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석사(보건학)·박사(예방의학)를 받았다.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관 특채로 공직에 들어선 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과 질병정책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그는 복지부와 '질본'에서 신종 감염병과 국가 방역에 관한 전문가 수준의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과 안정적인 위기관리 능력은 감염병 위기 국면 마다 빛났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는 복지부 질병정책 과장이자 정부 대책본부 총괄팀장으로 최전방에서 위기를 관리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때는 질본 질병예방센터장이자 정부대책본부 현장점검 반장으로 브리핑에 나섰다. 방역 당국의 '입'으로 메르스 위기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는 최초의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에 올랐다. 정 청장은 질병예방센터장 시절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메르스 사태로 '질본'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방역 상황을 보고한 자리였다. 문 대통령과의 인연은 발탁 인사로 이어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그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정 청장은 올해 1월 정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수장으로 나서 코로나19사태를 진두지휘했다. 이번에도 코로나 방역 당국의 '입'으로 매일 같은 시간, 대국민 브리핑 자리를 지켜왔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차분하고 명료한 메시지 전달, 안정감 있는 설명은 국민들의 신뢰감을 얻었다.
동시에 국가 방역의 최일선 기관인 질본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가장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아 '워커홀릭'으로 불렸다고 한다. 긴급상황센터 등에서 비상 근무하며 지쳐있는 직원들을 꼼꼼이 챙기고, 코로나 위기를 선제적이고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들은 그를 볼 때마다 신뢰와 안정감을 갖게됐고, 열렬한 지지와 응원 속에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 역시 정 청장과 그가 이끄는 질본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왔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한다는 내용을 담은 '질병관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이 의결됐다.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은 2004년 신설된 이후 16년 만이다. 질병관리청은 기존 정원의 약 42%를 보강한 1476명 규모(본청 438명, 소속기관 1038명)로 출범한다. 차관급인 청장을 포함해 차장, 5국 3관 41과로 구성된다. 감염병의 감시 단계부터 대처, 감염병 예방 연구와 백신 개발 지원까지 수행한다. 독자적인 인사권과 예산권도 행사하게 된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