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기후위기의 증거 '폭염'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2021년 07월 11일(일) 14:29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섭씨 50도! 상상해보자. 어느 정도 무더위일까? 한반도에서는 섭씨 40도를 넘어선 기록이 거의 없다. 그러나 얼마 전 6월 말에서 7월 초, 북미 태평양 연안의 미국의 서북지역, 캐나다의 서부지역에서 수은주가 40도를 넘어서 50도에 육박했다. 이 일대를 극심한 살인적 폭염(Heat wave)이 강타한 것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오레곤 주 등에 사는 1400만 명의 주민들은 폭염 주의보, 경보 속에 2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힘든 나날을 보냈고,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아 주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극히 이례적인 폭염으로 700명의 이상의 사망자 발생하는 등 힘든 경험을 했다. 이 지역일대에 폭염과 더불어 극심한 가뭄, 수 십 개의 동시 다발적인 대형 산불이 동반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작은 도시 린톤(Lytton)은 최고 섭씨 50도에 육박하더니, 거대한 산불까지 덮쳤다. 현재까지 북미 폭염사태의 인적 물적인 피해가 거대하지만 아직 규모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보통 이 시기 워싱턴 주나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 등의 평균기온은 25도-30도로 비교적 선선하고 온화한 날씨를 보인다. 따라서 가정마다 에어컨을 갖출 필요가 없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폭염으로 놀랍게도 수은주가 급상승했다. 극히 이례적인 폭염으로 전자제품 가게에 선풍기며 에어컨의 품절되어 주민들은 마음대로 구할 수 없었다. 이에 주민들은 폭염을 피해 해변이나 풀장, 또한 냉방시설이 있는 도서관이나 쇼핑몰, 심지어 호텔로 몰려들었다. 폭염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 그늘막이며 무더위 쉼터 폭염대피소 등도 부족했고, 휴업 혹은 휴교와 같은 체계적인 대응책도 없었다. 노약자와 환자들,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이 사망 등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태평양 연안 북미의 기록적인 폭염사태의 원인으로 기상전문가들과 언론 등은 '열돔(Heat Dome)'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열돔은 대기권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형 지붕형태로 뜨거운 공기를 이동하지 못하도록 지상에 묶어두는 현상을 말하다.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이 현상은 더욱 극심해진다. 대개 열돔 현상으로 평상시 보다 섭씨 5-10도 이상 기온이 상승한다고 한다. 열돔이나 제트기류의 약화는 결국 기후변화가 근원적 요인이다. WMO(세계기상기구)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가 이번 폭염을 초래했다고 했다. WMO는 '폭염이 인간과 동식물에 열 스트레스(Heat Stress), 대기질 저하, 산불, 산악빙하의 해빙, 교통과 사회 인프라의 손상과 기능저하, 사회경제적인 손실 등 영향을 초래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언론은 이번 북미 폭염에 대해 '기후위기가 북반구를 불태우고 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이며 '기후위기의 증거'라 말하고 있다.

사실 금년 폭염은 태평양 북미지역 뿐만 아니라 북반부 전역, 북아프리카, 아라비아 반도, 동유럽, 북서 인도대륙, 서부 러시아와 카스피 해 등에서도 발생, 진행 중이다. WMO는 '폭염이 초여름 시작되고 늦게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온실가스 농도가 내려가지 않는 한, 더 자주 더 강렬하게 발생할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산업화이후 현재까지 지구평균온도는 섭씨 1.2도 상승했다. 금세기말까지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국제사회의 합의이다. 이 합의를 준수하려면 세계는 '2030 50% 온실가스 감축, 그리고 2050 탄소중립'을 가야 한다. 그 길을 가더라고 이번 폭염과 같은 기상이변은 일정부분 불가피하다.

한반도는 7월 들어 늦은 장마를 발생, 남해안지역에 적지 않는 피해를 야기하고 있지만, 언제가 북미와 같은 극심한 폭염사태가 한반도를 급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와 함께 '2050탄소중립'의 이행하면서 폭염과 같은 기상이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책, 이른바 기후적응 정책을 가져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북미 태평양의 살인적 폭염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