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영화제로 도약…“더 크게 한판”
내달 8일 제14회 광주여성영화제
날선낯선 등 11개 섹션 53편 상영
개막작에 남아름 감독 ‘애국소녀’
‘나, 양금덕’ 등 여성 투쟁가 조명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 주제전
행사 규모 확대 위한 특별포럼도
2023년 10월 18일(수) 17:22
제14회 광주여성영화제 추진위원회가 1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14회 광주여성영화제가 ‘더 크게 한판’이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광주극장, CGV광주금남로, 퍼플레이 온라인 상영관에서 진행된다. 영화제 추진위원회는 1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8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 제14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닷새간 총 53편의 영화(14개국, 장편 17편, 단편 38편)를 상영하고 국내·외 게스트와 함께 하는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광주여성영화제의 개막작은 남아름 감독의 ‘애국소녀’로 선정됐다. 영화는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세월호 참사를 마주한 아름이 제도와 관행에 싸우는 페미니스트 활동가 어머니와 고위 공무원 아버지 사이를 교차하며 부모세대가 일궈낸 민주주의 대해 의문을 품는 내용이다. 가족사와 현대사를 넘나들며 지금 우리의 ‘애국’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진다.
제14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애국소녀’의 한 장면.
폐막작은 박재민 감독의 ‘모래바람’이다. 영화는 한국 최초의 여자천하장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2009년부터 10년간 비인기 종목이라는 현실을 극복하고 버틴 5명의 여자 씨름 선수들이 천하장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영화제는 11개 섹션으로 나눠 영화 상영이 이뤄지는데, 기존에 있던 ‘메이드 인 광주’, ‘귄 당선작’, ‘마스터클래스’, ‘배리어프리’ 이 외에도 ‘날선낯선’, ‘피어나는’, ‘선을넘는’ 등의 섹션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주제와 장르 영화를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눈 여겨볼만한 섹션은 아시아 각지의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준비된 ‘아시아 여성의 오늘’이다. 인도네시아 근현대사의 격랑을 살펴볼 수 있는 ‘나나’, 홍콩 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소녀’ 그리고 아시아 여성감독의 단편선 등이 상영된다.

‘잊혀지지 않을 여전사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꾸준히 투쟁을 이어온 여성 거인들을 조명하는 섹션이다. 일제강제동원 피해당사자이자, 강제동원 피해 회복에 일평생을 바쳤던 고 이금주 할머니를 기리는 다큐멘터리 ‘금주의 유산’과 아직도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는 양금덕 할머니를 조명한 ‘나, 양금덕’, 그리고 ‘잊혀진 여전사’가 상영된다.

‘메이드 인 광주’는 광주의 여성서사 발굴을 목적으로 광주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상영하는 섹션이다. 박경원 감독의 ‘물레’, 이승준 감독의 ‘이력’, 김소영 감독의 ‘치얼스’, 오정선 감독의 ‘화창한 여름’ 총 4작품이 상영된다.

광주여성영화제 단편경쟁 섹션인 ‘귄 당선작’에는 올해 접수된 414편의 작품 중 12편이 선정돼 상영된다. 이 중에서 본선 심사위원과 관객 심사위원의 논의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되며 폐막식 날에 시상을 진행한다.

‘마스터클래스’ 섹셕은 한국 여성 영화를 이끄는 기념비적인 거장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이번 14회 광주여성영화제에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보건교사 안은영’ 등을 연출한 이경미 감독이 함께 한다. 이번 섹션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이경미 감독의 치열한 창작활동의 자취를 좇을 수 있는 기획전시 ‘이경미의 책상’가 CGV 금남로지점 2층 공간에 마련된다.

이외에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 ‘날선낯선’ 섹션, 사회 곳곳의 차별적 상황에 당당하게 맞선 여성들을 소개한 ‘피어나는’ 섹션 , SF, 판타지,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여성영화를 모은 ‘선은넘는’ 섹션, 장애 관람객을 위해 화면해설이 삽입된 영화를 상영하는 ‘배리어프리’ 섹션 등이 준비돼 있다. 상영시간표 등의 정보는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www.wffig.com) 및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주여성영화제 추진위원회는 올해를 아시아 여성영화제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특별포럼 ‘여성의 영화적 시선: 광주아시아영화제의 비전’을 11월 10일 CGV 금남로지점 2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대만여성영화제(Women Make Waves Film Festival)의 집행위원장 페차 로와 홍소인 순천향대학교 초빙교수(여성영상집단 움 프로듀서), 청룡영화상 단편영화 부문 수상작 ‘신기록’을 연출한 허지은 감독이 참석한다.

이 외에도 포커스토크, 스페셜토크, 네트워크 간담회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영화 관람료는 한 편 당 5000원이다. 개막작과 배리어프리 섹션의 작품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티켓 예매는 오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제14회 광주여성영화제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