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시립요양원 폐쇄' 공공의료 정책 바꿀때
광주시 무책임 행정 안돼
2023년 12월 28일(목) 17:01 |
광주시는 제2요양병원의 위탁 계약 종료일인 오는 31일 모든 외래·입원 진료를 종료하고 폐업할 예정이다. 제1·2요양병원을 위탁 운영중인 전남대병원과 빛고을의료재단은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규모의 예산 지원 없이는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광주시에 전달했다.
최근 5년간 시립정신병원과 제1·2요양병원의 누적적자는 총 96억8900만원이다. 전남대병원은 2013년 7월부터 제2요양병원을 위탁 운영했으나 최근 5년간 발생한 적자만 28억원이다. 시립정신병원과 제1요양병원측은 2023년에만 24억 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광주시는 문제해결을 위해 TF팀을 꾸렸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시는 내년 본예산에 제1요양병원의 공익적 비용 보전으로 13억 8000만 원, 제2요양병원은 운영손실금 10억 원을 반영했다. 세수 감소로 인해 증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폐업이 결정되면 제2요양병원 부지는 더 이상 의료시설이 들어설 수 없어 광주시의 고민이 깊다.
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광주시립의료원 설립까지 겉돌면서 공공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결국 광주시의 공공의료 정책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시는 공공의료기관 운영을 민간병원 수준의 수익구조와 위탁 운영만 고집하고 있다. 시는 만성적자와 위탁업체를 찾지 못하자 마치 기다린 듯 폐쇄를 결정했다. 누가 봐도 행정 편의주의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등 대규모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총사업비 1970억 원을 들여 추진중인 광주시립의료원도 수익구조만 따진다면 제 2의 시립요양병원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공공의료 강화는 의료약자와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안전망이다. 공공의료기관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광주시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