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위기의 광주 제조업
최권범 취재1부 선임기자
2024년 04월 29일(월) 14:51 |
최권범 부장 |
최근 광주상공회의소가 광주 제조업체 12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자계획 조사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역 제조업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3월 기준으로 기업의 투자 활동이 올해 상반기 계획 대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조사했는데, 응답 업체들의 95%(114개사)가 “상반기 계획보다 투자를 축소했거나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답한 기업은 5%(6개사)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3.4%)은 “전혀 투자하지 못하거나 10% 미만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가 41.2%(47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재고 증가 등 수요부진(34.2%, 39개사)’, ‘고금리 등 자금조달 부담(27.2%, 31개사)’, ‘수출국 경기 불확실성(14.0%, 16개사)’, ‘기업규제 등 정책 불확실성(7.9%, 9개사)’ 등의 순이었다.
가뜩이나 하반기 경기 전망도 어두운데 지역 기업들이 상반기부터 불황의 벽에 부딪힌 형국이다. 열악한 지역경제 구조 탓에 광주지역은 소수의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의존하는 영세 제조기업의 비중이 높다. 지난 2022년 기준 광주지역 중소기업 수는 694개로,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투자가 없는 기업은 미래도 없다. 지역 제조업이 IMF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요구된다. 당장은 효과가 없어도 중소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 도입한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금융권의 저리 대출 지원을 늘리고, 규제 개혁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제조업은 지역산업의 중추이자 지역경제의 근간임을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