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한국 양궁, 최초 5종목 석권…공정 경쟁·세심한 지원 원동력
김우진·임시현 3관왕 달성
단체전 男3연패·女10연패
혼성 단체전 2회 연속 우승
실력 위주 선발·사전준비 꼼꼼
2024년 08월 05일(월) 15:05
김우진과 이우석이 지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파리에서도 그 명성을 드높였다. 대한민국 태극 궁사들은 올림픽 양궁 사상 처음으로 남녀 단체전과 혼성전, 개인전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내며 전 종목 석권에 성공했다. 실력 위주의 공정한 선발 시스템과 대한양궁협회의 세심한 지원이 만든 성과다.

김우진(32·청주시청)은 지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상대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27-29 28-24 27-29 29-28 30-30 10+-10)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남·여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 이어 남자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따내며 사상 첫 올림픽 5종목 싹쓸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최초로 4개 종목을 석권했던 한국은 8년 만에 두 번째 전 종목 금메달을 수확했고, 2020 도쿄 대회에서 혼성 단체전이 추가된 5개 종목으로는 최초 기록이다.

김우진과 임시현(21·한국체대)은 단체전과 혼성전,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각각 3관왕에 올랐다.

임시현·남수현(19·순천시청)·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팀은 단체전 10연패를, 김우진·이우석(27·코오롱)·김제덕(20·예천군청)으로 꾸려진 남자 양궁팀은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이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은 2연패를 일궈냈다.

남수현이 여자 개인전 은메달, 이우석이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한국 양궁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실력 위주의 무한 경쟁 선발 시스템이다. 학연과 지연을 따지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올림픽을 포함한 직전 대회 우승 경력이 있어도 우선 출전 자격은 없다. 선수들은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선 6개월간 총 5차례에 걸친 선발전에서 4000여발의 활을 쏘며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대한양궁협회의 세심한 지원과 철저한 사전 준비도 한 몫하고 있다. 협회는 진천선수촌에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세트를 설치해 스페셜 매치를 치르는 등 파리 현지 분위기를 미리 접하게끔 많은 신경을 썼다. 장내 아나운서 멘트, 관중 환호성, 소음 역시 사전에 녹음한 불어 및 영어 오디오를 틀어 현장 적응감을 높였다.

또 앵발리드 광장이 센강의 영향으로 바람이 분다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 6월 2~4일 경기 여주 남한강 인근에서 바람 적응 훈련을 했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한 다이빙은 물론 장마 속 축구장 소음 훈련, 혹한기 해발 1500m 산악 훈련 등 혹독한 훈련도 진행하며 철저하게 올림픽을 대비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