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 격화에 우려 표명
외교부 대변인 명의 입장문 발표
“평화적 방식의 정치적 해결해야”
2025년 05월 10일(토) 14:40
인도 잠무에서 파키스탄군 미사일 포격을 당해 파괴된 차량과 주택. AFP/연합뉴스
카슈미르 총기 테러 사건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고 “인도와 파키스탄 정세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사태 격화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양 측이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냉정과 자제력을 유지하며 평화적 방식의 정치적 해결 궤도로 돌아가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양 국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유리하며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대이기도 하다”며 “중국은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 인근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한 이후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양 국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뒤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며 앙숙 관계가 됐다.

파키스탄군은 이날 오전 공군 기지 세 곳에 인도군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대부분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 보복성 군사 작전을 개시하면서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후 미국이 중재에 나섰고, 주요 7개국(G7) 외교부 장관들도 긴장 완화와 평화를 위한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각종 국제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중국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중국은 대규모 일대일로(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투자 등을 토대로 최근 파키스탄과 관계를 강화해왔다.

실제로 중국은 파키스탄의 주요 무기 공급국이기도 하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파키스탄 무기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1%이다.

또 중국은 인도와는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르기도 했다. 2020년에는 카슈미르 라다크에서 양 국 군인들이 몽둥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수십 명이 사망했고, 중국은 라다크와 인접한 악사이친을 1962년 전쟁 때 점령한 후 실효 지배 중이다.

다만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 회의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만난 뒤 국경 분쟁 지역 순찰 관련 협정을 체결하고 병력 철수에 합의하는 등 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