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끊임없는 산업 재해… 이번엔 삼립 공장서 사망 사고
SPL·샤니 이어 닮은 꼴 사고
“극한 직업… 노동자 무덤” 비판
2025년 05월 19일(월) 16:14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시흥소방 제공
식품 전문 업체인 SPC의 계열사에서 근로자가 다치거나 숨지는 산업 재해가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양산빵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인 SPC삼립의 제빵 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나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시흥경찰에 따르면 오전 3시께 경기도 시흥시 소재의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시 뜨거운 빵을 식히는 작업 중인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다 상반신이 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당국은 공장이 풀가동할 때는 컨베이어 벨트가 삐걱대 몸을 깊숙이 넣어 윤활 작업을 해야 했다는 근로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SPC 계열사에서 사상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0월15일에는 경기도 평택시의 SPL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숨졌고, 약 1년 뒤에는 근로자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됐다. 약 한 달 뒤에는 외주업체 근로자의 머리에 컨베이어 벨트가 내려앉기도 했다.

또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샤니 제빵 공장에서는 2022년 10월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됐고, 이 사고는 허영인 SPC 회장이 평택 SPL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이틀 만에 일어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뿐만 아니라 2023년 7월에는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됐고, 약 한 달 뒤에는 50대 여성 근로자의 배 부위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3년 만에 SPC 계열사에서만 사망 3건, 부상 5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허 회장은 대국민 사과 당시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긴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PC는 지난해 2월까지 안전 확보를 위해 520억원을 투자했으며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생산 시설에 대한 국제 표준 안전 인증 취득 현황을 점검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처에도 불구하고 SPL과 샤니에 이어 삼립까지 닮은 꼴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공업 분야나 건설 분야가 아닌 SPC 근로자가 극한 직업이라는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