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상풍력·AI센터 제대로 알고 비판해야
이준석 막말 발언 논란
2025년 05월 20일(화) 17:06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는 망상”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지역 내 반발이 거세다. 이 후보는 “풍력은 불안정하고, 해남엔 해저케이블이 없어 데이터센터에 부적합하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나 전남도가 역점 추진 중인 핵심 전략사업에 대한 일방적 폄하는 지역사회의 강한 반감을 샀다. 해남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와 서남권 해상풍력단지는 단지 공약용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는 탈탄소 시대를 대비해 전남이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중장기 전략사업이다.

이 후보는 “풍력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들어 해남이 부적지라고 주장했지만, 현재 전남도와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수소연료전지, 송전망 확충 등 다양한 보완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신안 해상풍력 1단지는 ‘선접속 후제어 방식’을 도입해 발전량의 불확실성을 기술적으로 보완했다. “해저케이블이 없기 때문에 안 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국내 통신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해저케이블 없이도 6개월이면 고속 통신회선 연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물론 우려와 지적은 필요하다. 해상풍력의 외국계 의존도가 높은 건 사실이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안정성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것도 맞다. 그러나 그 자체를 이유로 ‘망상’이라거나 ‘불가능’이라 단정짓는 태도는 과학적 근거도 없고 정책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 지방정부가 10년을 내다보고 짠 미래전략을 일거에 허물어뜨리는 식의 발언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수는 있겠지만, 지역의 신뢰와 산업 생태계에는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당 간 비판이 아니라 사실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정책적 경쟁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에너지전환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해남과 신안이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라면, 필요한 것은 발목잡기가 아니라 냉철한 토론과 제도적 보완이다. ‘비판’은 언제든 가능하다. 다만 그것이 지역을 위한 것이라면 적어도 ‘알고 하는 비판’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