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5년 만에 집단체조 준비 움직임…당 창건 80주년 기념 공연 가능성
위성사진에 가림막 포착…대규모 경축행사 예고
2025년 06월 19일(목) 07:34
18일 센티넬-2 위성에 찍힌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의 모습(아래)과 17일 사진(위). 18일 사진에는 17일에 없던 희끄무레한 물체가 경기장 필드를 덮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집단체조를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만약 공연이 열리면 2020년 10월 이후 5년 만이다.

유럽연합 지구관측 프로그램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센티넬-2 위성이 촬영한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 위성사진에서 경기장 내부에 가림막으로 추정되는 직사각형 형태의 물체가 나타났다. 하루 전 위성사진에는 경기장 필드 전체가 녹색 잔디로만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준비 작업이 최근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가림막은 잔디 보호용 시설로, 과거 집단체조 준비 과정에서 설치되던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해 해외 사회주의 우방국과 단체를 초청하는 등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번 위성사진으로 그 준비가 본격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10만명 이상이 참여해 매스게임과 카드섹션, 대규모 군무 등으로 장관을 연출하는 특유의 공연으로, 5배수 정주년이나 중요한 정치적 계기 때 개최돼왔다. 2018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 방북 때 ‘빛나는 조국’,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때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이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공연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 복원, 파병 등을 계기로 높아진 대외적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사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내 결속과 대외 과시를 위한 상징적 행사를 통해 체제 우위를 드러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동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