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 '소액배달 수수료면제' 상생추진…실효성은 과제
소액 주문 건당 배달비 지원도 검토
2025년 06월 19일(목) 14:42
서울 강남구에서 배달하는 라이더들 모습.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가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소액 배달 주문에 한해 중개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상생안 마련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소액 주문은 전체 주문 가운데 비중이 크지 않아 자영업자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해소해주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아한형제들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중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 업주 단체와 진행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마련된 상생 중간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는 후보 시절 배달앱 플랫폼 공정화 공약을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 만이자 을지로위원회가 우아한형제들과 논의를 시작한 지 약 3주 만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중간 합의안에는 금액이 1만원 이하인 주문의 중개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배달비를 차등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1만원 초과, 1만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해서는 중개이용료 등을 차등 지원해 업주 부담을 낮추기로 했으며 배달비를 지원할 지는 검토 중이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배달비 지원금은 주문 금액에 따라 1500∼2000원 수준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비는 매출에 따라 1900∼3400원을 받는다.

이 요금제 체계에서 매출 상위 35%의 자영업자가 1만원짜리 배달 주문 건을 수행하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로 4180원을 내지만, 이번 중간 합의문이 적용되면 부담금이 2000원 이하로 줄어든다.

다만 중간 합의안의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내용 등은 추후 을지로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쿠팡이츠도 1만5천원 이하 주문에 한해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주는 정책을 지난 12일부터 부산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3.9%, 상위 35% 초과∼80%는 2.9%를 적용하고 80% 초과∼100%는 수수료를 면제한다.

쿠팡이츠는 자영업자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소액 주문 수수료 부담 완화 요구에 따라 자체 상생안을 마련하고 곧바로 시범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배민에 앞서 을지로위원회 사회적 대화 기구와 논의한 뒤 지난 3월부터 모든 입점 업주를 대상으로 포장 주문의 중개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상생안도 내놨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런 배달앱 플랫폼의 상생안을 종합적으로 담은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기 위해 오는 7월께부터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와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1만∼1만5000원 이하의 소액 주문은 전체 주문 가운데 비중이 높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영업자 측은 이날 우아한형제들의 중간 합의안이 발표된 자리에서 소액 주문에 혜택을 주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은 “합의문 내용을 보면 매우 부족하다. 일부 소액 주문에 대해서만 혜택이 주어지는데, 보통 가맹점은 2만원 이상 주문이 많아 혜택 사항이 없다”며 “앞으로 배달앱 관련 30만 자영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합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일부 입점 업주들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요구하고 있는 ‘무료배달 비용 부담 완화’에 대한 계획을 묻자 “사장님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시행 시기 등은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점주 측과 논의를 거쳐 조만간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가장 먼저 합류해 소통해 왔다”며 “쿠팡이츠는 영세 소상공인을 비롯한 입점 업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소액 주문 중개수수료 지원 프로모션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입점 업주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준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