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철강, 미 관세 충격 현실화…5월 대미수출 16%↓·수출 단가 9% 이상 급락
국내 철강 업체, 관세 부담에 마진 줄여
2025년 06월 23일(월) 07:3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5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수출 단가도 9% 이상 급락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5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2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9000만 달러)보다 16.3% 감소했다. 수출 단가는 톤당 1429달러에서 1295달러로 9.4% 하락했다. 1~4월 평균 톤당 1500달러 안팎을 유지하던 단가는 5월 들어 불과 한 달 만에 14.6% 급락했다. 업계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진을 포기하며 수출 물량을 지킨 결과로 보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관세 인상 부담을 국내 철강업계가 일부 수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5월부터 관세 충격이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철강업계 관행상 관세 영향이 23개월 후 나타나는 만큼 5~6월 수출이 본격적인 타격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달 4일부터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를 50%로 인상하며 하반기 수출은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화되며 한국 철강의 미국 시장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의 현지 생산·유통망과 자사의 기술력을 결합해 관세 장벽을 우회하려는 전략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미국 내 일관제철소를 추진 중이나, 상업 가동은 2029년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박사는 “일본제철의 인수 효과가 가시화되면 한국 철강업계도 대미 수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동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