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월당,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일본 사찰 기증으로 반환
조선 왕실 사당 관련 건물 추정…건물 전체 옮긴 건 처음
2025년 06월 24일(화) 08:20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가 100년 넘게 쓸쓸히 있었던 한국 건축물 관월당(觀月堂)이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일본 가마쿠라(鎌倉)의 사찰 고토쿠인(高德院·고덕원)과 약정을 체결해 관월당 부재를 정식으로 양도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해체하기 전 관월당 모습.국가유산청 제공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넘어가 100년 넘게 이국 땅에 머물던 한국 건축물 관월당(觀月堂)이 마침내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일본 가마쿠라(鎌倉)의 사찰 고토쿠인(高德院)과 기증 약정을 체결하고 건물 부재를 정식으로 양도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관월당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일본 기업인 스기노 기세이(杉野喜精)에게 넘어간 뒤 1930년대 고토쿠인에 기증돼 불상 봉안 건물로 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반환은 2010년 한 차례 무산됐던 귀환 논의 이후 약 6년간의 재협의를 거쳐 성사됐다.

특히 건물 전체가 해체·운송돼 돌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측은 해체와 운송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며 협조했다. 관월당은 정면 3칸 맞배지붕 건물로, 조선 왕실 사당과 관련이 있었던 건축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국내로 돌아온 관월당 부재는 향후 원형 복원을 위한 학술조사와 보존처리를 거쳐 적절한 장소에 재건될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문화유산을 매개로 한일 양국이 협력과 공감을 실현한 모범적 사례”라며 “관월당이 한일 문화적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토 다카오 고토쿠인 주지는 “100년간 고토쿠인에서 지닌 역사적 의미도 함께 기억되길 바라며, 한국에서 본래의 가치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관월당 반환을 계기로 한일 간 문화유산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최동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