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등하굣길" 학교 주변 불법 주정차 여전
초등학교 인근 도로 양옆 점령
광주 자치구 3년간 9만건 적발
학부모 "아이들 다칠까 걱정돼"
"보도·차도 구간 확실히 나눠야"
광주 자치구 3년간 9만건 적발
학부모 "아이들 다칠까 걱정돼"
"보도·차도 구간 확실히 나눠야"
2025년 07월 02일(수) 17:20 |
![]() 2일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서광초등학교 앞. 주정차가 불가능한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도로 양 옆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이정준 기자 |
학부모들은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불쑥 튀어 나오는 차량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서광초등학교 앞.
도로 바닥에 크게 적혀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도로 양 옆은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가득했다.
주차 차량으로 비좁아진 도로는 차량 한대가 지나가기조차 버거워 보였고, 학생들은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해 갓길에 세워진 차량들 사이로 몸을 숨겨야하는 상황이었다.
인근 주민인 김호승(50)씨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학교 앞이라 아이들이 자주 지나다니는데 혹여 큰 사고로 이어질까봐 걱정된다”며 “안전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차는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2일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서광초등학교 앞. 주정차가 불가능한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도로 양 옆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이정준 기자 |
같은 날 찾은 광산구 월곡동 영천초등학교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기둥에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운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세워둔 모습이었다.
직장인 김연경(48)씨는 “어린 자녀들을 둔 입장에서 혹시나 운전자가 아이들을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 많이 된다”며 “단속을 통해 어린 학생들의 안전에 더 신경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몇몇 운전자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부족한 주차공간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정차한 한 시민은 “잠깐이면 괜찮을거라 생각해 빈 곳에 차를 세워뒀다”고 답했다.
각 지자체는 공휴일은 물론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에도 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단속을 실시하는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적발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6월 한달간 학교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 총 1779건이 적발됐으며 2022년 4만7893건, 2023년 3만3511건, 2024년 2만9425건 등 3년간 9만건을 훌쩍 넘겼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매번 CCTV와 단속 차량을 이용해 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직접 신고를 하는 안전신문고를 통해서도 꾸준히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보호구역이 보도와 차도가 정확하게 구별되지 않는 곳이 많아 시설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많이 올라왔으나, 현재 광주에는 어린이보호구역 주변 보도와 차도의 구별이 확실하지 않은 곳이 많아 시민들이 자신도 모르게 주정차 위반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시나 지자체 등이 나서 시설 보완을 통해 확실하게 보도와 차도 구간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