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매 참사’ 아파트 화재 수사 속도… 부검 진행
2025년 07월 04일(금) 10:39
어린이 2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 화재 현장에서 지난 3일 오전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기장군 한 아파트에서 어린 자매가 숨진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화 원인은 에어컨이 연결된 멀티탭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부산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숨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자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을 진행했다. 전날 진행된 합동 감식을 통해 수거된 잔해물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거실 에어컨 주변에서 발화 흔적이 발견됐으며 에어컨과 실외기가 연결된 멀티탭 전선에서 단락 흔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벽면 콘센트에 꽂힌 2구짜리 멀티탭이 에어컨과 실외기를 동시에 연결하고 있었다”며 “멀티탭에서 불이 시작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난 시점은 부모가 집을 비운 지 불과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부모는 운영 중인 치킨집에서 자매를 데리고 있다가 아파트에서 2차례 정전이 발생하자 인근 친척 집에 잠시 아이들을 맡겼다.

어머니는 오후 10시20분께 아이들과 함께 귀가했으나 곧 다시 외출했고, 아버지도 잠시 집에 들른 뒤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화재 발생 약 20분 전 아파트 관리소에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방송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경찰은 전력 과부하와의 연관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9일 전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발생한 자매 사망 사고를 계기로 소방청이 진행하고 있는 긴급화재안전조사 대상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 내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유철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