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쿨존 불법 주정차, 더 이상 방치해선 안돼
안전한 길 근본 해결책 필요
2025년 07월 06일(일) 17:42 |
스쿨존은 교통약자인 어린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하지만 서광초, 영천초 등 시내 여러 초등학교 앞에서 스쿨존 표시 위에 차량이 버젓이 주차돼 있는 실태는 시민 누구에게나 불편함을 넘어 불안을 안긴다. 주차 차량 사이로 통행해야 하는 아이들의 동선은 사고의 위험으로 가득하다. “잠깐이면 괜찮다”는 운전자들의 인식이 어린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자체는 CCTV 설치 확대와 단속차량 운영, 시민 신고를 통한 과태료 부과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효성이 낮은 편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은 반복적으로 이뤄지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이 반복된다. 단속 위주의 접근은 ‘풍선효과’처럼 장소만 옮길 뿐 문제를 뿌리째 해결하지 못한다.
더욱이 광주지역 상당수 스쿨존은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구조다.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인 도로는 사고 위험이 높다. 단속 강화는 물론, 스쿨존 환경 자체를 물리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불법 주정차를 원천 봉쇄할 수 있도록 도로를 재설계하고, 보도블록 설치와 차단봉 등 물리적 장치로 보행 동선을 확보해야 한다.
스쿨존은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이 보호받는 ‘약속된 공간’이어야 한다는 시민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잠깐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 아이가 다닐 수 있는 길’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는다면 변화는 멀지 않다.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단속과 계도, 인식 개선을 넘어 도로 환경 자체를 안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근본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은 행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