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증거인멸 정황 수사…압수수색 직전 ‘본사 이전’ 주목
법정관리 명분 내세웠지만…특검 “자료 빼돌리기 정황 집중 추적”
2025년 07월 10일(목) 08:55 |
![]()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를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5시간가량 조사했다.
특검은 오 대표에게 압수수색 전 회사가 본사를 서울 중구에서 종로구로 이전한 배경과 자료 유출·은닉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부토건의 본사 주소는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바뀌었으며, 이는 특검팀이 수사에 착수하기 불과 하루 전의 일이다.
특검은 지난 3일 수사 개시 직후 삼부토건의 본사와 옛 사무실, 최대주주 디와이디 사무실 등 6곳, 피의자 주거지 7곳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PC 저장 파일, 내부 보고서, 결재 문건 등 핵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특검 조사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 사정상 법원 허가를 받고 이전이 이뤄졌다며 증거 인멸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은 본사 이전이 조직적인 증거 인멸 시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부서 간 공모, 말 맞추기 시도, 자료 은닉 및 폐기 여부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 비리 사건에서는 초기 압수수색에서 확보하는 자료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특검은 압수수색 전 이뤄진 본사 이전이 핵심 자료 은닉이나 파기의 수단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서 현지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하며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근거로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해당 업무협약 문건을 확보해 오 대표에게 실제로 계약이 이행됐는지, 우크라이나 사업이 존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주가조작 범죄의 핵심 동기가 ‘허위 사업 발표’에 있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선욱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