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지역을 바꾼다” 광주RISE 본격 궤도 진입
최우수 계획 선정…217억 확보
5년간 4000억 투입 본격 사업화
인재·산업·지역 4대 과제 추진
17개 대학이 만든 혁신 실험장
2025년 07월 14일(월) 13:22
지난 5월27일 열린 광주광역시-17개 지역대학 RISE 협약식. 광주시 제공
지역소멸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광주광역시가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지역대학과 손잡고 인재를 키우고 산업을 연결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을 본격 가동하면서 도시의 미래를 다시 쓰는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광주의 RISE 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광주, 대학과 손잡고 혁신 시동

광주시가 지역대학과 함께 추진하는 ‘RISE’ 사업은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청년이 떠나지 않고, 기업이 성장하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 혁신 모델을 실현하겠다는 광주의 도전이라고 볼수 있다.

이에 광주시는 교육부가 주관한 2025년 RISE 기본계획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217억원의 인센티브 예산을 확보했다. 사업 기획 단계부터 산업과 대학 간 연계를 강조한 전략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예산은 MECA(모빌리티·에너지·반도체·AI) 산업 인재 양성, 리빙랩 기반 지역문제 해결, 초광역 협력 사업 등에 집중 투입된다.



●5년간 4000억 규모, 16개 과제 추진

전체 사업규모도 상당하다. 광주RISE센터는 지난 4월 17개 지역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돌입했다. 2029년까지 5년간 약 4000억원(연 80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은 △인재양성 사다리 구축 △지역산업 연계 △창업 생태계 조성 △지역문제 해결 등 4개 방향에서 16개 단위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는 단순 재정지원이 아닌, 대학이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전환되는 구조다.

사업 초기에는 지역대학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설명회와 사전 협의가 수개월간 진행됐다. 그 결과 광주대, 조선대, 전남대, 호남대 등 총 17개 대학이 사업에 참여했다.

각 대학은 자율과제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구상했고, 이를 기반으로 단위과제가 구성됐다. 광주RISE센터는 이후 간담회를 이어가며 대학들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 열린 광주 RISE센터-조선대학교 소통 간담회. 광주시 제공
●인재-산업-지역을 잇는 4대 프로젝트

이런 광주RISE는 4대 핵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먼저 ‘인재 Skill-UP’은 광주 9대 산업과 연계해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양성한다.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이 핵심이다.

또 ‘기업 VALUE-UP’은 대학 내 창업 인프라를 통해 기술 창업과 기업 성장을 지원한다.

‘지역사회 GROW-UP’은 문화예술, 돌봄, 관광 등 시민 생활과 관련한 리빙랩 실험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한다. ‘대학 INNO-UP’은 평생교육,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을 통해 대학 구조를 혁신하고 지역의 재교육 기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RISE위원회는 광주시장과 전남대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사업 전반의 정책 방향과 운영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

광주RISE의 최종 목표는 ‘청년이 정주하고 산업이 뿌리내리는 도시’다. 2029년까지 석·박사급 인재 1,000명을 양성하고, 대학 졸업 후 지역 취업률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즉,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실험과 피드백을 반복하며 장기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MECA 산업과 연계, 초광역 확장 추진

RISE는 이재명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MECA 산업 전략과도 연계돼 있다. 광주는 미래차 산업단지, 에너지밸리, AI융복합지구 등 국가 전략거점을 보유한 도시로, RISE를 통해 해당 산업의 고급 인재를 지역 대학이 직접 길러내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또한 교육부, 산업부, 중기부와 협력해 광주-전남-전북을 아우르는 초광역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며, 기업-대학 컨소시엄, 권역 공동 R&D, 맞춤형 인재양성 등도 추진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근 전남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AI·디지털·반도체·문화콘텐츠 등 지역 전략산업 분야에서 초·중·고부터 대학원까지 이어지는 인재양성 사다리를 튼튼히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RISE 사업이 광주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우고 지역을 혁신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지역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김보현 광주RISE센터장은 “RISE는 수평적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대학과 지역이 함께 자율적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RISE 체계 안에서 고교·대학·지역기업 간 연계는 핵심 요소다. 교육과 취업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