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네스코 또 탈퇴…바이든 재가입 2년 만에 뒤집기
내년 말 발효…美 “분열적 의제 지지” 주장
유네스코 “다자주의 원칙에 위배” 반발
유네스코 “다자주의 원칙에 위배” 반발
2025년 07월 23일(수) 07:22 |
![]() 유네스코 본부에 게양된 미국 성조기. AP/연합뉴스 |
미국 뉴욕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유네스코의 반이스라엘·친중국 정책과 다양성(DEI) 중심 의제를 문제 삼아 탈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유네스코 규정에 따라 2025년 12월 말 발효된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네스코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유네스코는 ‘워크’(woke·진보 진영의 문화 의제)와 분열적인 문화·사회적 의제를 지지하는데 이는 미국 국민이 지난 11월 (대선에서) 선택한 상식적인 정책들과 완전히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 우선주의’를 원칙으로 지키면서 미국의 국제기구 회원국 참여 여부가 국익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재집권 직후 유네스코 탈퇴 여부를 검토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고, 정부 관계자들은 유네스코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과 친중국, 친팔레스타인 성향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특히 유네스코의 ‘인종차별 대응 지침’과 ‘남성 사고방식 전환 이니셔티브’, 유대교 성지를 ‘팔레스타인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점, 하마스 관련 비판은 생략하면서 이스라엘을 집중 비판한 점 등이 구체적 탈퇴 사유로 거론됐다.
중국이 유네스코에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납부하며 유네스코 고위직에 다수 포진해 있는 것도 고려 요소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유네스코 측은 유감을 표명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 결정은 다자주의 기본 원칙에 반한다”며 “미국의 많은 협력 파트너와 유네스코의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기구 구조 개혁과 예산 다각화를 통해 미국 의존도를 낮춰왔다”며 “미국은 언제든 환영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유네스코는 세계유산과 교육, 과학, 문화의 보편적 수호자”라며 “미국의 탈퇴에도 이 투쟁에 앞장서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결코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과거에도 유네스코 탈퇴를 반복해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3년 탈퇴를 선언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이던 2002년 재가입했다. 이후 트럼프는 2017년 반이스라엘 성향을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재가입한 바 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