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관세 여파로 美 소비 위축…성장 둔화 불가피”
미국 평균 관세율 15% 전망…소비 정체에 실질소득까지 잠식
2025년 07월 23일(수) 07:51
뉴욕 맨해튼의 한 소매 매장. AFP/연합뉴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며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실질 성장률을 1.1%로 낮춰 잡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소비 심리를 직접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고객 메모를 통해 “관세 관련 가격 인상이 실질소득을 점점 잠식하면서 금융 여건 완화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며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1.1%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일회성 가격 인상이라도 실질소득을 잠식할 것이고, 이 같은 현상은 소비 지출 흐름이 이미 불안정해 보이는 시점에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미국의 전체 소비지출 흐름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경기침체 기간 외엔 드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정부가 재집권 이후 추진 중인 관세 강화 조치에 따라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기존 예상치인 10%에서 15%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추가로 3%포인트 상승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관세 정책 여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PCE 상승률을 3.3% 수준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약 30% 수준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비관적인 경기 전망은 최근 미국이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관세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급등)을 불러올 것이란 초기의 우려와 달리 물가 급등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