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자지구에 ‘새 구호 통로’ 추진…이스라엘군 배제 검토
美중동특사 가자 파견…이스라엘군 총격 피해 속 인도적 대안 모색
2025년 07월 23일(수) 08:17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가자지구 전쟁 중단과 인질 전원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밀가루 봉지를 들고 항의하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전면 휴전을 촉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봉쇄와 잇단 총격으로 극심한 기아에 빠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해 미국이 새로운 구호 통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구호물자 흐름을 위한 인도적 통로에 실제로 동의한 상태”라며 “새로운 휴전과 함께 이 통로가 설치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기존에 이스라엘군과 공동 운영하던 구호품 배급소에서 반복적으로 총격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이스라엘군을 배제한 독립 경비 시스템 도입을 포함해 안전한 지원 경로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0일 구호품을 받으려던 주민 최소 9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선 19일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운영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32명이 사망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모두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의한 피해라고 증언했다.

미국은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위한 특사 파견도 단행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이날 가 가자지구로 향했다

브루스 대변인은 위트코프 특사가 어디서 누구와 만나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는 대신 “이 (휴전) 협정을 마무리하는 역동적인 과정에 있는 상황”이라며 “좋은 소식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우리의 목표는 지원 통로를 통해 여러 구호 단체들이 그 지역에 필요한 물자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하마스 측의 구호품 탈취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구호품이 하마스의 전쟁 물자로 전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스라엘 측 논리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