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동기부여 영상
노병하 디지털콘텐츠 부장 겸 사회부장
2025년 07월 27일(일) 17:48 |
![]() 노병하 디지털콘텐츠 부장 겸 사회부장 |
내용은 단순했다. 30분짜리 영상을 통틀어 멘토로 나온 이들이 하는 말은 ‘그냥 해라’, ‘죽을때까지 노력해라’, ‘세상보다는 나를 변화 시켜라’였다. 그래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모든 문제의 시작점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는 것은 자아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좋은 출발점이다. 내부의 잘못된 점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함으로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 이것은 니체 역시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이야기다. 하지만 동기부여 영상들에게는 중요한 오류가 있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지금 이 모양이다’ 혹은 ‘노력의 방향이 잘못됐거나 죽을만큼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는 뒤집어 말하면 ‘세상은 아무 잘못이 없고, 내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나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무 잘못이 없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날 때부터 환경에 따라 계급이 부여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공부라는 것은 일관적이고 획일화 돼 있다. 다른 재능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원해줄 부모가 없다면 재능이라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짐이 될 뿐이다.
성장해가면서 학교에 따라 성적에 따라 다시 또 계급은 세분화 되고, 그 계급은 나이가 먹어갈수록 결코 넘어설수 없는 견고한 벽들을 만들어 낸다.
물론 개중에는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 자신의 세상을 구축하고 온전한 삶을 영위하는 이들도 있다. 허나 이들은 자신의 삶을 ‘성공했다’고 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부조리하게 나뉘어져 있다.
동기부여를 들을 청년이라면 이미 이런 부조리와 계급을 충분히 경험한 이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멘토들은 ‘당신들이 지금 멈춰 있는 것은 노력하지 않고, 스스로를 발전 시키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세상의 부조리와 잘못된 계급에 대한 교육적 파괴, 패자 부활을 위한 다양한 기회의 균등 적용, 정상적인 대우를 하는 신생 직장의 확대는 거론되지 않는다.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지금 만약 당신이 힘들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당신을 힘들게 하는 이들이 잘못이라고.
지속된 경기 침체로 많은 청춘들이 실업난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 세상이 당신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발언은 사회에서 책임있는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이 해야 한다. 본디 정치란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그 기회를 통해 행복을 성취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은 다양한 기회가 다양한 계층들에게 전해질수 있도록 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민생회복지원금은 그저 감사하고 귀하게 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