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정원장, 피의자로 해병특검 소환
당시 안보실장 '직권남용' 혐의
2025년 07월 29일(화) 09:52
29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VIP 격노’ 회의에 참석했던 7인 중 한 명인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는 해병특검에 출석했다.

조 전 원장은 29일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했나’, ‘보고받은 이후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내렸나’ 등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주미대사와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등 최고위직을 역임한 조 전 원장은 그간 국회 등에서 ‘VIP 격노’에 대해 부인해왔다.

그러나 당시 회의에 함께 참석했던 인사들이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조 전 원장 역시 이날 특검 조사에서 그간 입장을 뒤집고 새로운 사실을 밝힐지 주목된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받고 격노했다는 지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조 전 원장은 당시 회의 이후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남아 윤 전 대통령과 별도로 대화했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가 경찰에서 회수된 당일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그가 사건이첩 보류와 사단장 혐의자 제외 등을 직접 지시했는지 등을 조 전 원장에게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정유철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