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불법유턴…면소재지 가려면 맘 단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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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험한 불법유턴…면소재지 가려면 맘 단단히"
도로로 두동강 난 마을
나주 다시면 원동마을 가보니
원동마을 주민들 면소재지 왕래 불안
대체도로도 안전 무시 주민들 법적대응
  • 입력 : 2014. 07.09(수) 00:00
고구려대학 학생과 강암마을 등 다시면 남쪽지역 주민들이 단절된 다시면 면도 위로 연결된 고가도로를 이용하려면 불법으로 유턴을 해야 하지만 도로폭이 좁고 차량통행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나주 다시면 면소재지를 가려면 맘 단단히 먹여야 해…."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가랑비가 내리던 지난 3일 오전 나주시 다시면 원동마을 입구. 새롭게 난 국도 1호선 너머로 보이는 나주시 다시면 면소재지를 가려던 원동마을 주민 이모(55) 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나주 다시면 면소재지와 원동마을을 포함 다시면 동ㆍ남쪽 지역 4개리 15개 마을을 잇는 연결도로인 면도(面道)가 지난 4월부터 혁신도시 우회도로 공사로 끊기면서 면소재지로 가는 길이 위험천만해졌기 때문이다. 원동마을 주민들은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도1호선 횡단보도로 건넌 뒤 다시면 면도(面道)를 애용했다. 농기계와 인도로 안전하게 면소재지를 최단거리로 갈 수 있는 도로다.

●노인, 농민, 학생 모두에게 위험안긴 '행정'

현재 혁신도시 우회도로 때문에 양분된 다시면은 면소재지에 초ㆍ중학교가, 반대쪽에는 고구려대학이 있다. 매일 면소재지 반대편에서 50여명의 초ㆍ중학생이 통학하고 있으며 면소재지에서 대학생들의 통학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현재 다시면 인구는 총 7000여명으로, 다시면 면도를 이용했던 다시면 동ㆍ남부쪽 4개리 15개 마을은 106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씨는 "끊긴 도로를 이용하면 면소재지까지 이동거리가 800m 정도였지만 국도1호선을 타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좌회전해 갈 경우 거리가 2배가량 늘어난다"면서 "이것도 차량을 이용할 경우에 가능하지만 농기계나 도보로 이동할 경우에는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마을 주민 대다수가 노인들이다"면서 "어떻게 주민들이 '안전을 무시하고 이렇게 길을 낼 수 있냐'며 마을주민들이 매일 불안에 떨며 면소재지를 왕래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씨는 국도1호선 다시면 구간은 교통사고 빈번한 '악명높은 도로'라고 강조했다.

●면(面)에 가려면 불법 유턴 불가피…

고구려대학 학생과 강암마을 등 다시면 남쪽지역 주민들도 면소재지를 가기 위해서는 불법 유턴을 강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면소재지 연결도로가 절단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절단된 도로 위 고가도로를 통해 면소재지를 왕래하고 있다. 고가도로는 다시면 소재지 주민이 나주 방향으로 향하는 국도1호선 연결도로다. 남부지역 마을 주민들이 고가도로를 타기 위해서는 100m가량의 이동 후 고가도로 끝지점에서 유턴을 해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고가도로로 진입하는 지점에는 도로폭이 좁고 고가도로에서 쏜살같이 내려오는 차량 때문에 쉽게 유턴이 어렵다. 익산청이 주민들에게 불법유턴을 강요해 고가도로를 이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원주민들에게 반발을 샀다.

●대책도 졸속

혁신도시 우회도로 공사의 발주처인 익산청이 내놓은 대체도로도 졸속으로추진됐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현재 익산청이 내놓은 대체도로는 2곳. 혁신도시 우회도로가 시작되는 국도 1호선 다시버스정류장 지점에서 90도로 휘는 300여m 떨어진 다시교차로 지점까지 대체도로가 지난주 완료됐다. 하지만 대체도로와 원동마을 사이에 가스충전소가 자리한 50m 가량의 구간이 끊겨져 있는 상태다.

죽산보와 주몽세트장으로 가는 대체도로도 공사가 진행중인 혁신도시 우회도로 아래로 통로가 있지만 도로가 꺾이는 각도가 심한데다 통로 높이가 낮아 관광버스 등의 대형차량의 통행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우회도로 공사로 끊긴 다시면 면도는 죽산보와 주몽세트장으로 가는 관광객들의 이동로이기도 하다.

익산청은 앞으로도 원동마을 주민들이 안전하게 통행 할수 있도록 다시면 교차로에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횡단보도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횡단보도를 설치하겠다는 구간내 100m이내에는 횡단보도를 비롯해 신호등이 3개나 설치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전망이다.

혁신도시 우회도로 철도하부도로건설 반대 대책위 이경헌 실무책임자는 "도로가 끊긴지 3개월이 지나도록 아직도 대체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며 "대체도로는 주민들의 편의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데다 안정성에도 문제 있다. 어떻게 단한차례도 주민의견을 묻지도 않고 주민들의 이용도로를 절단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상복귀가 이뤄지도록 민ㆍ형사 고발을 비롯해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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