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전 과장은 광주 출신으로 2012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해 '광주의 딸'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9일 유기홍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권은희 카드'는 전날인 8일부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최고위는 국민여론조사경선까지 고려했으나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전략공천 방침을 재확정했다. 이후 광주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권 전 과장을 '제 1안'으로 올려 놓고 난상토론에 들어갔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폭로한 권 전 과장의 진정성이 왜곡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고위 다수 의견으로 '권은희 카드'가 논의되고, 이날 당 지도부와 권 전 과장과의 첫 접촉이 이뤄졌다.
당 지도부는 권 전 과장에게 "같이 일해 보자"며 의향을 타진했고, 권 전 과장은 "피하지 않겠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까지 거론돼 온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을 의식한 부분도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천 전 장관이 권 전 과장을 전략공천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정치적 공세를 염려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당 지도부가 밀어붙였다는 설명이다. 전략공천으로 성난 광주 민심도 누그러뜨리고, 천 전 장관의 입장도 배려하는 유일한 방법이 '권은희 카드'였다는 얘기다.
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역 여론과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 권 전 과장 전략공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당에서 기획하거나 준비된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 결정이 나오자 마자 새누리당은 공세에 들어갔다.
민현주 대변인은 "경찰에 사표를 써놓고 후보등록 전날 전략공천을 수용하는 권 전 과장의 이중성이 무섭다"며 "권 전 과장과 새정치연합간의 추악한 뒷거래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공격했다.
한편 권 전 과장은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을 담당했던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경찰)'윗선'의 축소ㆍ은폐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윗선'으로 지목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최근 경찰을 사직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w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