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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죄송합니다"
■ 축구영웅 洪 불명예 사퇴 배경
의리엔트리ㆍ전술 부재 16년만에 무승 수모
대표팀 회식ㆍ대회 직전 땅 구입 논란 악재
  • 입력 : 2014. 07.11(금) 00:00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이 결국 물러났다.

홍 감독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감독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지난 1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실수도 있었고 잘못도 있었다. 저 때문에 많은 오해가 생겼던 것 같다"며 "발전된 사람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오늘로서 이 자리를 떠나겠다"고 전했다.

홍 감독이 지휘한 축구대표팀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8강에 도전했으나 조별리그 H조에서 최하위(1무2패ㆍ승점 1) 성적으로 조기탈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사퇴를 부른 것은 비단 '성적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대표팀 구성부터 월드컵 조별리그에서의 지도력 부재, 나아가 개인적 처신까지 모든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홍 감독은 대표팀 엔트리를 선발할 때부터 자신이 줄곧 천명해 온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이라는 대원칙을 무너뜨렸다. 홍 감독은 지난 5월 최종엔트리를 발표하면서 그간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도 잡지 못한 박주영, 윤석영 등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특정 선수들을 고집스럽게 발탁, '의리 엔트리' 논란을 일으켰다.

대표팀은 6월18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1 무)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두며 6월23일 첫 승 상대로 여겨온 알제리와의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2-4로 완패해 충격을 안겼다. 16강 진출에 대한 실낱 같은 기대를 갖고 임한 6월27일 벨기에와의 3차전(0-1 패)에서는 여론에 떠밀린 듯 박주영, 정성룡 대신 김신욱, 김승규를 각각 선발 기용하는 등 변화를 줬으나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에도 졸전 끝에 패배를 떠안아 반전에 실패했다.

홍 감독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앞서 벨기에전에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축구협회에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2일 정몽규 회장과 독대해 다시 사퇴 의사를 전했지만 협회의 강한 만류와 설득으로 사퇴 의사를 접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경제매체 이투데이가 지난 7일 홍 감독이 지난 5월 경기 분당에 땅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땅 구입보다 시기가 문제가 됐다. 대표팀 엔트리 발표를 앞둔 지난 4월에 땅을 보러 다니고, 대표팀 소집훈련이 시작된 직후인 5월15일 최종계약과 함께 잔금 9억9000만원을 치르고 본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보도 내용에 따라 대표팀에 전력해야 할 시기에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난이 고조됐다.

여기에 벨기에전이 끝난 뒤 베이스캠프가 있는 브라질 이구아수로 돌아와 대표팀이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뒤풀이를 한 사진이 한 대표 선수의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적 비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결국 '영원한 리베로'로 불리며 온 국민의 사랑과 추앙을 받던 스타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던 '축구영웅' 홍명보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끝에 대한민국 축구를 퇴보시킨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기에 이르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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