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이 2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순천시 송치재 인근 매실밭을 정밀현장감식한 가운데 송치재 인근 별장 숲속의추억 등이 집중 수색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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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형성된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은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발표 이후 더욱 배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검찰이 지난 5월25일 유 전 회장의 은닉처인 별장을 급습했을 당시 그가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23일 밝혀지면서 수사당국에 대한 불신은 물론 유 전 회장 죽음에 대한 의혹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신의 씨앗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해양경찰청(해경)의 부실한 초기대응에서 싹이 텄다. 이 같은 불신은 유 전 회장의 죽음에 대한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그의 사망 시기와 원인, 도주 행적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신 조작', '타살 의혹' 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이 시신을 바꿔치기 한 뒤 해외로 도주했다. 1년 뒤 해외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는 손가락이 9개인 노인이 발견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각본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즉각 "조작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무능력함이 이 같은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수사초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혐의 입증에 속도를 내며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미 유 전 회장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6분께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상태였다.
또 "유 전 회장의 유류품 중 신발은 '와시바(Waschbar)'라는 고가 명품"이라는 경찰 발표가 사실은 독일어로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뜻인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유 전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지난 5월25일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숲속의 추억)을 급습했을 당시 그가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검찰은 벽 안에서 유 전 회장을 찾지 못하고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 달러 등이 들어있는 현금 가방 2개만 발견했다. 부실한 검ㆍ경의 수사는 결국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국진 기자ㆍ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