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유재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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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 지사 '유재시거'?
정무부지사 인사 배경 주목
  • 입력 : 2014. 07.25(금) 00:00

천하를 호령했던 지략가 조조는 '유재시거'(唯才是擧)를 인재등용의 원칙으로 삼았다. '오로지 재능만이 추천(등용)의 기준이다'는 뜻의 '유재시거'를 가슴에 품은 조조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을 찾으려 했다. 조조는 능력을 갖춘 인재라면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았다.

이낙연 전남지사가 첫 인사 카드로 MB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낸 인사를 꺼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조의 '유재시거'를 벤치마킹했을까.

이 지사는 지난 23일 기자실을 방문해 우기종 전 통계청장의 정무부지사 인선배경과 관련, "넓은 인맥을 활용해 중앙부처와 국회 등의 가교 역할을 통한 예산확보 및 전남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전 청장을 내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우 내정자가 MB정부시절 4대강 사업을 찬성하고 경제적 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늑장 발표해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 등으로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만큼 국회의원 시절 MB정부의 4대강 사업에 강하게 반대했던 이 지사였기에 다소 의외라는 평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도 우 내정자에 대한 정무부지사 발표가 있자 곧바로 성명서를 통해 "4대강사업 찬동인사는 전남도 부지사로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때문에 언론인 출신 4선 의원으로 뛰어난 정무적 판단을 가진 이 지사가 논란이 예상되는 우 내정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단 이 지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풍부한 중앙 인맥을 가진 지역 출신 인물을 찾다가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으로 여의도 경험이 있지만 중앙부처 경력이 없는 이 지사로서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우 내정자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역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기자들을 다시 만나 "제가 가지고 있지 못한 중앙 부처 인맥을 우 내정자가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고, 중앙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제부처 우리 출신 인사들에게 물었더니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면서 우 내정자를 많은 분들이 추천했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우기종 카드'가 어떻게 활용될 지 두고볼 일이다.

장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