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ㆍ곡성 이정현, 與도 野도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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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ㆍ곡성 이정현, 與도 野도 '뜨거운 감자'
[뉴스&이슈] 여론조사 서갑원 추월에
각 계파 이해득실 뒤엉켜
새정치 지도부는 초비상
비주류는 "당선돼도… "
친박 원내 입성 견제
새누리 일부도 부정적
  • 입력 : 2014. 07.25(금) 00:00
순천ㆍ곡성 7ㆍ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추월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여의도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에서 첫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교두보를 쌓는 것 아니냐는 관측속에 정치권의 각 계파들은 이 후보의 당선 여부를 놓고 이해득실에 따라 뒤엉킨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전남도당은 이 후보 바람 차단을 위해 순천에 천막당사를 치고 24시간 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중앙당은 연일 이 후보를 맹공격하고 있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2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후보의 '예산폭탄' 공약을 거론하며, "이 후보가 출마한 지역에 예산을 몰아주면 나머지 14개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 지원은 씨가 마를 것"이라며 "내 선거 이겨보겠다고 허무맹랑한 예산폭탄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에 대한 지도부의 날선 비판속에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체제에 반대하는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이 후보가 당선돼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남에서 여당 국회의원이 나오면 2016년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 구도로 '영남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호남에서 여당 후보를 밀어준 만큼 영남에서도 야당 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명분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당 한 관계자는 "벌써부터 수도권 재ㆍ보선에서 전패하면 조기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계파들이 있다"며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카드로 이정현 당선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내에서도 이 후보의 당선 여부를 둘러싼 엇갈린 시각이 있다. 애초 당내에선 이 후보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 나서면 재ㆍ보선이 '박근혜정부 심판론'으로 변질돼 선거를 그르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 탓인지 이 후보는 당의 도움 없이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나홀로 유세'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누군가 지역구도라는 엄청난 장벽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1m 구멍을 뚫고, 다른 사람이 또 1m를 뚫고, 그 다음 사람이 또 1m를 뚫다 보면 장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 일각에선 '친박계'인 이 후보의 원내 입성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강력한 '친박' 인사가 국회에 오는 것에 대한 계파간 거부감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당직자는 "윤상현 사무총장에게 이 후보를 돕기 위해 순천에 내려갈 테니 지원을 해달라고 했는데도 일주일이 넘도록 묵묵부답이었다"며 "결국 혼자만 내려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당내에선 이 후보가 국회에 들어오면 예산과 인사문제에서 호남 소외를 따질테고, '예산폭탄'까지 공약한 마당에 당에 적잖은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정현 후보. 네번째 호남의 문을 두드린 그의 출마가 '박근혜정부 심판론'으로 귀결될 지, 지역구도 청산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는 '이정현선거'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김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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