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지혜나눔학교서 은퇴자 '인생2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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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실버지혜나눔학교서 은퇴자 '인생2막' 준비
지역 공장ㆍ산단ㆍ학교 등
근무자들 퇴직 후
자기능력 계발교육 선호
여수시, 전남 최초
  • 입력 : 2014. 08.01(금) 00:00
성윤옥(68) 씨는 지난 2009년 여수 충무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33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 과목을 가르쳤던 성 씨는 퇴임 이후 전문대학에서 교양한문 교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평소 한문에 관심이 있었고, 교감 재직시절부터 틈틈이 한국어문회 1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기본기를 다져왔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성 씨는 교양 한문 이외에도 독학으로 대학ㆍ논어ㆍ맹자ㆍ중용 등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깨우쳤다. 한문의 매력에 빠진 성 씨는 때마침 지난달 초, 여수시청으로부터 "실버지혜나눔학교 강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과거 여수지역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여수 이야기' 해설사로 활동했던 경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성 씨는 "함평 출신이지만 33년 동안 여수에서 교직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여수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라며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처럼 지금이 바로 '골드 에이지(Gold Age)',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정식 교육을 수료하고 나면 '논어로 배우는 한자' 강의를 실시해 한문의 중요성과 재미를 전파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여수시가 전남지역에서 최초로 은퇴자(퇴직예정자 포함)를 대상으로 한 '실버지혜나눔학교' 운영에 나선다. 지역 거주자 중 55세 이상 은퇴자를 모집해 한달간 교육을 실시,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강사활동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여수시는 올해 전남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한 '2014 시ㆍ군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총 사업비로 1480만원(도ㆍ시비)을 확보했다. 사업 방향은 '어르신들에게서 배우는 지혜'를 주제로 한 실버지혜나눔학교 운영, 기간은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5개월이다.

실버지혜나눔학교 운영 방식은 일반 시민대학의 개념이 아니다.

우선 여수시가 '실버지혜나눔강사 양성과정' 신청서를 접수한 55세 이상 은퇴자를 선발 기준에 따라 최종 선정한다.

누구나 신청 가능한 것이 아니라 선발 기준, 절차도 까다롭다. 전공분야 자격증 소지자, 전공분야 근무 활동 경력, 학력 등이다. 현재 30명 모집을 목표로 했으나 45명이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4일부터 25일까지 한달간 월ㆍ수ㆍ금(오후 2시~오후 5시)에 교육을 실시한다.

강사 양성과정은 프로그램은 △강사 비전 수립 1~3단계 △공감교수법 1~4단계 △SNS 활용법 1~4단계로 체계적이다. 주로 인생 3모작 실행 프로젝트 수립, 학습동아리 조직 방법론, 스팟교수법, 선진지 벤치마킹, 소셜미디어와 SNS 활용법 등이다.

여수시는 수료자 중 소정의 선발절차를 거쳐 최종 선발한 10명에 한해 실버지혜나눔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문강사로 발탁된 10명은 오는 9월 1일부터 11월 29일까지 각자 전공분야에 따라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개설,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실버지혜나눔강사로 활동하는 이들에게는 월급이 아닌 활동비 차원에서 최대 24만원 가량이 매달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이처럼 여수시가 지역민들 가운데 은퇴자를 위한 학습형 일자리를 양성ㆍ제공하는 실버지혜나눔학교를 추진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역내 공장, 산단, 학교 등이 많은데 이곳 근무자들이 퇴직ㆍ임 이후 '자기능력 계발교육'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실제 여수시는 광주대ㆍ순천대 평생교육ㆍ교직 연구팀에 의뢰해 지난 2010년 4월 한달간 여수산단에 위치한 기업 근로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수시 평생학습도시 네트워크 활성화 컨설팅 보고서'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1위가 자기능력 계발교육(34.4%)이었고, 2위는 취미ㆍ여가ㆍ스포츠 관련 교육(31.2%)이 차지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지역민들의 평생학습 관련 사업을 구상해 오다가 올해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선정돼 본격 추진했다"며 "타 지역에 비해 산단이 많은 점을 감안해 퇴직ㆍ임 후 자기계발은 물론 제2의 직업을 찾아 사회참여 확대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

여수=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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