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는 광주ㆍ전남 민심 새정치만 몰랐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탑뉴스
돌아서는 광주ㆍ전남 민심 새정치만 몰랐다
지난 6ㆍ4지방선거 무소속 돌풍서 민심 이반 뚜렷
총선 공천 과정 호남 소외 잇따라 당심도 약해져
  • 입력 : 2014. 08.01(금) 00:00

"이번에 순천ㆍ곡성 결과가 이변이라고 하는데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고 봅니다. 단지 지도부와 중앙당에서만 호남에서 변화하고 있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전남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초선의원은 31일 순천ㆍ곡성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에 대해 지난 6ㆍ4지방선거를 통해 예상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지도부의 안일한 광주ㆍ전남 민심 판단이 참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지적처럼 이미 지난 6월 전남 22개 시ㆍ군 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이 8명이나 당선, '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무너졌다. 현역 단체장이 새정치연합 간판까지 달고 나왔음에도 무소속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난 지역만 4곳에 달했다.

특히 전남 동부권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충성도는 광주ㆍ전남 타지역에 비해 확연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새누리당에서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순천의 경우 조충훈 순천시장이 민선 5기에 이어 6기까지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정치연합 후보를 모두 꺾었다. 이성웅 전 광양시장도 민선 4ㆍ5기 때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이번 6기에도 무소속 정현복 시장이 새정치연합 후보를 눌렀다. 민선 6기에서는 여수시장에 새정치연합의 주철현 시장이 당선됐지만 지난 5기때는 순천ㆍ광양ㆍ여수 등 동부권 주요 3개 지역 단체장이 모두 무소속이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대부분 지구당 위원장인 국회의원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공천 받기에 무소속 돌풍은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줬다. 지역 의원들의 중앙정치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연쇄 효과도 나타났다.

동부권의 이같은 탈(脫)새정치연합 움직임에 대해서는 당이 스스로 자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서갑원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2011년 4월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민주당이 야권통합 후보로 통합진보당(당시 민주노동당) 김선동 전 의원을 지지하면서 후보를 뽑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당 경선을 준비하던 후보들을 중심으로 탈당이 잇따랐다. 이듬해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을 후보로 내세웠지만 중앙당 차원의 지원은 사실상 없었다.

총선 이후 이어진 대선을 염두에 두고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필요했던 민주당은 광주 서구을에 후보를 내지 않았고, 순천 역시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 소극적 지원 방식으로 '야권연대'의 지렛대로 삼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부권에서 상징성이 큰 순천을 두 번이나 내주면서 지역 조직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이다.

당시 지역 정치권에서는 "야권 후보에게 절대 유리한 광주ㆍ전남 선거구를 희생으로 대선을 준비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불면서 탈당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광주에서 옛 민주당을 포함해 새정치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인사는 "당은 당원과 이들이 낸 당비로 움직이는데 언제부터가 투표권을 빼앗고 권리를 제한해 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당원이 많은 호남에서 반발이 이어졌고, 당에서는 '집토끼'라는 판단 때문인지 이같은 목소리를 무시한 결과 이번 순천ㆍ곡성 선거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라고 지적했다.

장우석 기자 wsjang@jnilbo.com
탑뉴스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