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30 쇼크' 올 게 온 것… 야권 대대적 개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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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30 쇼크' 올 게 온 것… 야권 대대적 개편 불가피
민심 못읽은 전략공천
야권연대도 위력 소멸
지리멸렬한 불임 정당
수권정당 새롭게 짜야
  • 입력 : 2014. 08.01(금) 00:00
"기어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야권에 대한 매서운 심판이 내려졌다."

7ㆍ30 재ㆍ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를 목도한 한 야권 인사의 절망섞인 넋두리다.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벌써 4번째 내리 패배. '여당의 무덤'이라는 재ㆍ보선마저 '몰락'에 가까운 참패를 당했다. 진보정당을 포함한 야권의 참패는 범야권의 정계개편과 정부정책에 반대만하는 야당식 정치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그 발원지가 다름 아닌 호남이라는 점이다.

순천ㆍ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당선은 호남이 더이상 새정치연합의 텃밭이 아니다는 것을 증명했다. 자만하고 무기력한 야권에게 보내는 호남 민심의 매서운 채찍이다.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가 출마한 광주 광산을 지역을 포함 다른 재ㆍ보선지역에서도 호남 민심의 변화는 감지됐다. 권 후보는 60.6%(2만1545표) 득표율로 장원섭 통합진보당(26.4%·9375표) 후보를 이겼다. 하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광산을 투표율은 22.3%로 재ㆍ보선이 치러진 15곳 가운데 가장 낮았고, 득표율 역시 60% 선에 턱걸이 했다. 나주ㆍ화순에서는 새누리당 김종우 후보가 22%,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에선 새누리당 이중효 후보가 18.7%의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호남을 '안방'으로 인식하는 밀어붙이기식 공천 행태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리멸렬하고 무기력한 '불임 정당'에 대한 냉혹한 심판이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재ㆍ보선에서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야권의 승리 공식이었던 야권연대도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할 수 없음이 확인됐다. 서울 동작 을 등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룬 수도권 3곳 가운데 경기 수원 정을 제외하고는 패배했다. 눈 앞의 이익을 좇아 연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감동도 없고 단일화 효과도 주지 못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진보정당은 6ㆍ4 지방선거에서 광역ㆍ기초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한데 이어 야권 단일화를 이룬 동작을에서도 패배하면서 식물정당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야권은 이번 선거의 결과로 존재의 이유까지 의심받게 됐다. 세월호 심판론과 인사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패배해 더 이상 민심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지금 야권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호남의 민심도 싸늘해졌다. '세월호심판론'이라는 프레임만 강조해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있다. 관성적인 정권 심판론으로는 민심에 다가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야권은 새로운 인물을 키우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제 새로운 틀을 고민해야 하는 때가 됐다. 정치권에선 야권의 총체적 개편 없이는 2017년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범 야권의 새 판짜기가 불가피한 이유다.

서울=김선욱 기자 sw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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