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우리 아이들 10명… 꼭 돌아오게 함께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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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바다 속 우리 아이들 10명… 꼭 돌아오게 함께 기도를"
진도 팽목항 실종자 가족들 '간절한 염원'
방한 10여일 전부터 교황에 보낼 편지 써
지역민ㆍSNS 등도 "세월호 희생자 아픔 어루만져줬으면…"
  • 입력 : 2014. 08.15(금) 00:00
14일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김양배 기자 ybkim@jnilbo.com
잊혀질까봐 두려워했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한 줄기 빛처럼 희망이 샘솟았다.

25년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방한하면서다. 교황이 방한하기에 앞서 10여일 전부터 세월호 실종자 10명의 가족 40여 명은 모두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낼 편지를 쓰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편지에 눈물과 슬픔, 희망, 구원, 두려움, 사무치는 그리움 등을 한 가득 담았다. 자식과 가족을 잃은 슬픔을 교황이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실종자들이 모두 인양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눈물로써 썼다.

14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121일째인 진도실내체육관.

체육관은 평소처럼 적막하기만 했다.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6명의 실종자 가족 30여 명은 뉴스가 나오는 체육관 맨 앞 왼편 대형 전광판을 주시하거나 잠을 청하는 이도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38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영전을 받으며 비행기에서 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이 나오자 실종자 가족들은 일제히 뉴스가 나오는 전광판을 담담하게 바라봤다. 오른편에 배치된 전광판에는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야속한 바다의 모습이 여전히 비춰지고 있었다.

같은 시각 팽목항에 머물던 실종자 가족 10여 명은 이날도 어김없이 눈물을 흘리며 야속한 바다만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일부 가족은 자녀가 좋아했던 과자와 음식을 올리며 하루빨리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는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있는 실종자를 국민들이 잊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늘 상존한다"면서 "교황이 우리의 아픔과 어루만져주고, 또 모든 실종자들이 인양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해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교황이 방한하면서 광주ㆍ전남지역민과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줬으면 한다', '우리나라에 안식과 위로 되기를', '아프고 약한자를 먼저 감싸주길' 등등의 글들이 잇따랐다.

김동우(37ㆍ광주 남구)씨는 "교황이 모든 국민들에게 하나님의 은총과 평안을 줬으면 한다"며 "특히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메시지를 주었듯이 정치권도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하기보다는 서로 화합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더 이상 아파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도 교황 방한에 따른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아이디 '경천XX' 트위터리안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이 세월호 유가족분들께서 희망으로 가는 열쇠이기를 간절히 바래보아야"라고 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mosXX)은 "공항에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가족을 만나 왼손을 가슴에 얹고 슬픔을 지어 보이며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웃고 있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공국진 기자 gjg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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