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FTA의 최대 수혜자는 한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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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 FTA의 최대 수혜자는 한류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시장 개방
콘텐츠 권리보호 강화
드라마ㆍ영화 공동제작
K-POP 공연 활성화될 듯
실질적 득·실 따져볼만
  • 입력 : 2014. 11.17(월) 00:00
한중 FTA 협상 타결에 따라 '별에서 온 상속자들' 같은 표절 작품은 앞으로 보기 힘들어졌다. 뉴시스
지난 10일 베이징APEC기간동안 열린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 FTA 협상을 타결했다. 한국은 유럽연합(EU),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였다. 세계 10대 교역 국가 중 글로벌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은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과 중국 간 교역 규모는 약 2289억 달러에 달하며 수출과 수입에서 중국의 비중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한중 FTA 체결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이번 한중 FTA에서는 상품,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의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의 챕터가 타결되었다. 특히 이번 체결로 인해 연간 54.4억 달러의 관세절감 효과와 중국의 소비재 및 내수시장 진출 가속화, 외국인의 투자유치 확대, 한류의 확산에 큰 기대감이 집중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체결은 중국 대륙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류의 큰 인기에 비해 실제로 중국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과 불안정성 때문에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나 제작사들이 애로사항을 겪고 있던 부분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체결에서 중국은 한국 기업이 최대 49%의 지분을 갖고 한중 합작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세울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곧 드라마 영화의 공동제작과 K-POP공연이 예전보다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과 중국간 문화 콘텐츠 합작 제작, 합작 사업이 실질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 권리보호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한ㆍ중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간의 합작 및 협력 활성화가 기대되며 기존보다 더 강화된 권리보호를 통해 더 큰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작권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한류 콘텐츠들이 상당한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류 콘텐츠들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현재 중국 지역방송국이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는 한류 콘텐츠들을 교묘하게 표절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정식으로 한국의 방송사들과 판권을 계약하여 제작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한류 콘텐츠들을 표절한 콘텐츠들이 난무하고 있다. 중국은 영화에 있어서는 할리우드 못지 않은 큰 스케일과 다양한 스토리의 원천, 영상미, 기술력이 상당하지만 TV콘텐츠는 영화에 비해 양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미비하다. 따라서 최근 중국에서 한류 TV드라마 및 예능프로그램들이 높은 인기를 끌게 되자 중국 지역방송국들과 제작사들은 저마다 한류 콘텐츠 베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치 불과 20년전 우리가 일본의 TV드라마 및 TV프로그램들을 베꼈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FTA로 다수의 한류콘텐츠들은 법적으로 권리 보장을 받을 수는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은 거대한 자본력을 이용하여 한국의 콘텐츠 제작 기업들을 아예 통째로 사들여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들이 초래되고 있다. FTA를 통해 우리 쪽에서 무언가를 얻었다면 무언가를 내놔야 하지 않겠는가. 즉, 이번 체결을 통해 차이나머니의 국내 문화산업계의 유입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드라마 '올인', '주몽'을 제작하여 한류시장을 이끌어 오던 '초록뱀 미디어'가 보유주식 340만주를 중국의 방송콘텐츠 및 공연기획사인 '주나인터네셔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주식매입과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주나인터네셔널'은 보유 지분 34.4%로 초록뱀 미디어의 최대주주가 되는데 이는 실직적으로 경영권을 인수받은 셈이다. 중국 자본이 한국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대 중국 자본이 국내의 엔터 업체 사냥을 시작한 셈이다. 지난 10일에는 한국의 모바일 게임회사 '네시삼십삼분'이 중국의 최대 게임사 텐센트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투자 받는 대가로 회사 지분 25%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또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소속되어 있는 '키이스트'는 중국 '소후닷컴'으로부터 150억원을 투자 받는 대가로 지분 참여를 허락했다.

한ㆍ중FTA에 의해 시장이 개방되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국내 산업을 보호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한류가 이번 체결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그 동안 걸림돌이 됐던 높은 진입장벽이나 불안정성이 어느 정도 해소 될 것으로 예상되어 중국에 진출하는 한류 콘텐츠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거대한 자본이 한국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도 꼭 염두 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한중FTA의 최대수혜자가 한류콘텐츠인지 아닌지는 지금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이다. 한중 FTA가 한류콘텐츠에 실질적인 득이 되었는지 아니면 독이 되었는지를 말이다.

강다해 중국 북경대 문화산업 전공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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