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분양시장 이상 과열…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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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광주 아파트 분양시장 이상 과열… 피해 우려
중개업자 "수도권 떴다방, 조직적 투기 탓"
"거주지 규정, 공고일 최소 6개월 이전으로"
  • 입력 : 2015. 04.08(수) 00:00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최근 이상 과열 양상을 띠면서 궁극적으로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떴다방 업자들이 조직적 투기에 나서면서 지역 무주택자들의 박탈감만 깊어지고 있다.

광주 부동산 전문사이트인 '사랑방부동산'(srbhome.co.kr)이 올해 1분기 광주지역 아파트 청약률을 조사한 결과, 1분기에 선보인 4개 아파트 모두 1순위 마감됐다.

지난 2월 분양시장의 문을 연 북구 매곡동 대광로제비앙은 154가구 모집에 1만79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0대1을 기록, 올해 공급된 전국 아파트 청약실적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 이어 3월 광산구 수완지구 수안채리치는 68가구 모집에 719명이 청약신청을 해 1순위 마감됐고, 평균 경쟁률은 10.6대 1을 기록했다.

첨단 이안도 292가구 일반분양에 무려 1만7109명이 몰려 평균 58.6대1로 마무리됐다. 복층형으로 설계된 84E㎡는 광주 거주 1순위 청약자만 236명이 몰려 2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5월 동구 학동 무등산 아이파크가 세웠던 최고 경쟁률 200대 1을 뛰어넘는 수치다.

각화동 골드클래스는 392가구 모집에 1만7873명이 몰려 1분기에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통장을 끌어모았다. 평균 45.6대 1,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당해지역 기준)로 91대 1이었다.

이같은 청약열기는 구 주택보다는 신규 분양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매매가의 80%를 넘나드는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초기 목돈부담이 적은 분양시장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랑방부동산 관계자는 7일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나주 혁신도시 투자 열풍과 청약 호조세 등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본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개업계와 실수요자의 속내는 우려감이 깊다. 수도권 투기 세력들이 판을 치면서 광주지역 실수요자들은 소외감에다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집을 사야 할 처지여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순위 미달 3순위에서 청약자를 채우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나 올해는 예외없이 1순위에서 마감되고 있다. 당첨가점도 투기세력이 활개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무주택 기간 10년, 부양가족 3명, 청약통장 가입기간 10년 정도 되야 청약가점이 50점에 이르고 이 정도 점수를 지닌 광주권 청약자는 300~350명에 불과함에도 당첨가점은 50점 후반이나 60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실제 각화 골드클래스는 평균 당첨가점이 57~65점, 첨단 이안은 58~66점, 대광 로제비앙은 52~66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 떴다방 업자들이 70~80점대 청약자들을 대거 모집한 뒤 광주권 아파트 당첨 후 건당 15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지역 떴다방에 분양권을 팔고 다시 지역 투기세력을 거치면서 최고 3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한 청약자는 "무주택 기간이 10년이고 부양가족 2명에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도 11년째인데 민간 아파트 청약에서 매번 탈락하고 있다"며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공인중개사협회 정병윤 광주지부장은 "공급 과잉에다 향후 금리 인상까지 겹칠 경우 거품이 빠지면서 아파트 실거주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분양공고일 이전'으로 명시돼 있는 거주지 주소 규정을 '공고일 최소 6개월 이전'으로 강화하는 등 탈세와 투기를 막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