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란 둥지서 양림 정신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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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가 자란 둥지서 양림 정신 알리고 싶어"
서양화가 한희원씨, 양림동에 미술관 건립
25평 규모 전통 한옥 리모델링…28일 개관
  • 입력 : 2015. 07.21(화) 00:00
오는 28일 정식 개관하는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한희원 미술관'에서 한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장우 가옥, 최승효 고택, 오웬기념각, 윌슨 선교사 사택, 정율성 거리 등…. 근대문화유산의 보고인 광주 남구 양림동에는 지금도 기독교와 유교, 전통과 근ㆍ현대가 공존하고 있다. 이곳에 서양화가 한희원(60)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립미술관을 최초로 건립했다.

기존 양림동에 세워진 '양림미술관', '515갤러리'에 이어 세번째 미술관이 생긴 셈이다.

열한살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소년은 세월이 흘러 환갑의 중견 작가가 되어 과거와 현재 양림동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으로 고향의 추억, 역사를 지키려 한다.

1989년 광주시민속자료 제1ㆍ2호로 각각 지정된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고택 중간에 자리잡은 '한희원 미술관'. 부지 47평, 건평 25평 규모의 단층으로 건립된 이 미술관은 1967년 지어진 전통 한옥을 개조해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몄다.

지난 3월 한 작가가 이 한옥을 매입한 뒤 최근까지 5개월 동안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8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외관 공사는 마무리 지었고, 이번주까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개관식 이후 한희원 미술관에는 작가가 1970년대 조선대 미대 재학시절부터 지난해까지 그린 양림동 관련 작품 30여 점을 전시된다.

이곳은 양림동 마을 주민, 지역 예술가, 시민 등이 부담없이 방문해 차(茶) 한잔의 여유와 양림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 작가는 자신의 둥지에서 사랑, 위로, 예술이라는 '양림 정신'을 알리고 싶단다.

한 작가가 이토록 양림동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은 미술관까지 운영하려는 각별한 애정을 쏟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초ㆍ중ㆍ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인생의 절반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향'이기 때문이다.

송정리에서 태어났지만 생전에 교장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양림동에 오면서부터 학강초교, 숭일중ㆍ고교, 조선대 미대를 재학하는 내내 양림동에 머물렀다. 원래 시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양림동 출신의 시인 김현승ㆍ곽재구ㆍ이수복, 소설가 문순태, 드라마 작가 조소혜 씨 등과 인연을 맺었다. 이 때문에 양림동 출신 예술인들을 기리고 예술적 자양분의 토대가 된 양림동을 알리기 위해'양림동 알리미' 역할을 자처했다. 2003년부터 남구문화예술회관에서 '거리에서 문학과 미술'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개최,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굿모닝 양림축제'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한 작가는 "양림동은 골목, 거리마다 멈춰있는 역사문화공간들은 많으나 살아있는 문화예술공간이 없어 항상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고향 양림동에서 둥지를 튼 한희원 미술관을 계기로 양림동 출신 예술가들을 기리는 문화기념공간이 곳곳에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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