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작가들 고흥반도 끝자락서 5년 결실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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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역 작가들 고흥반도 끝자락서 5년 결실 맺었다
도화헌 미술관 레지던스 창작 결과물 첫 전시
개관 16주년… '종합예술문화공간' 자리매김
  • 입력 : 2016. 02.17(수) 00:00
Frank Kim 작가의 '풍경'. 도화헌 미술관 제공
고흥군 도화면 땅끝로 860-5번지, 고흥반도 끝자락에 자리잡은 '도화헌 미술관'. 올해로 개관 16주년을 맞은 이 미술관에서 지난 5년 동안 창작 활동을 해온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전시를 처음 마련한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oh! 友 도화전'을 통해서다. 도화헌 미술관이 전남문화예술재단의 후원을 받아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도화헌 레지던스에 참여한 지역 작가 40여 명의 5년 결실이다.

국내 작가는 강동호ㆍ김영양ㆍ김성호ㆍ류재일ㆍ박일정ㆍ정경화 작가를 비롯해 외국 작가는 Marciano MartinezㆍFrank Kim 작가 등이다.

국내ㆍ외에서 동양ㆍ서양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장르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들이 매년 7~8명씩 5년간 도화헌 미술관에 머무른 이유는 뭘까.

틀에 갇힌 생각과 의도적인 연출 장면이 아닌 오염되지 않은 자연 풍경을 보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고, 경제적 부담 없이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국화가 정경화 작가는 지난해 7월 도화헌 레지던스에 참여했다.

미술관 옆에 따로 마련된 작업실과 숙소에서 상주하면서 3개월여 동안 작품 활동에만 집중했다. 당시 고흥 밤하늘의 별을 담은 작품 '도화헌-별이 빛나는 밤에' 등 3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도 선보인다.

정 작가는 "작업실에 있다보면 주변에 나무와 숲, 바위와 산 등 자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며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에 대한 인상을 옮겨 놓은 작품이 바로 '별이 빛나는 밤에'였고, 레지던스 기간 동안 즐겁게 생활했다"고 전했다.

도화헌 미술관을 설립ㆍ운영하고 있는 박성환(56) 관장은 서양화가로 활동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1999년 폐교된 고흥 도화초등학교 단장부교를 작업실로 사용할 요량으로 사들였다. 처음엔 학생들이 공부하던 교실 두 칸을 전시실로, 한 칸은 유치원 교사였던 부인을 위한 공간이었다. '미술관'이었지만 지역 작가들의 그림을 보며 차(茶)를 마시면서 이야기도 하고, 잠시 힐링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었다.

박 관장과 인연이 있는 선ㆍ후배, 동료 작가들이 이곳을 찾았고 주변을 지나가던 이들의 방문이 잇따르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00년 미술관으로 운영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했고, 현재 전시ㆍ공연 관람은 물론 천연염색 등 예술체험을 할 수 있는 '종합예술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했다. 2007년에는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생활친화적 문화공간'으로 선정됐고, 2009년 전남 1종 미술관으로 등록됐다.

박 관장은 "당초 우리 미술관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되긴 보단 지역민을 위한, 지역 작가들이 제한없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작가들에게는 대관료 없이 초대전을, 관람객들에게는 연중 무휴, 관람료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 5년간 진행해 온 도화헌 레지던스를 잠시 쉬고, 박 관장의 개인 작품 활동과 관람객 예술체험, 지역 작가 초대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어떤 기획 의도가 있기 보단 도화헌 미술관의 세월, 작가들의 결실을 한자리에 모으는 의미있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지역민들은 물론 작가들이 편히 머물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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