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없이 은퇴 절벽에 서 있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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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없이 은퇴 절벽에 서 있는 당신에게
은퇴 절벽 문진수 저 | 원더박스 | 1만4800원
젊은 당신 앞에 놓인 '노후'
은퇴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은퇴자를 위한 맞춤 설계
  • 입력 : 2016. 08.24(수) 00:00

"○○네 아빠 구조조정 당했데" "올해 50 좀 넘지 않았어?" "그러게, 한창 일할 나이에…."

수명 연장으로 100세 시대가 눈 앞에 펼쳐졌지만,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보다 오히려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제 노후는 일에서 손을 놓고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이미지가 아니라, '폐지 줍는 노인', '고독사', '노후 파산'과 같은 공포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고령화의 어쩔 수 없는 결과일까. 많은 원인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한창 일할 나이에 중년 앞에 놓인 '은퇴 절벽' 때문이다.

700만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됐다. 조선업계를 필두로 구조조정 광풍이 불어 닥치며 조기 은퇴자까지 포함해, 수많은 은퇴자가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70%가 제대로 된 은퇴 준비없이 은퇴를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2014년 우리나라 평균 퇴직 연령은 52.5세다. 법정 퇴직 연령보다도 한참 이르다.

2014년 기준 노후 준비 '3종 세트'라 불리는 국민연금(국가), 퇴직연금(기업), 개인연금(개인)을 모두 갖춘 베이비부머는 11.8%에 불과하다. 그 비율도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보험회사는 이 와중에 공포를 팔아 장사를 한다. 젊어서부터 노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30세부터 30년동안 번 돈으로 학자금을 갚고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면서 집을 사고, 남은 50년을 위한 노후 준비까지 하라는 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결국 생계를 위해 다시 노동시장으로 나서지만, 은퇴자가 번듯한 직장에 재취업하기란 무척 힘들다. 하는 수 없이 저임금 단순 노무직, 혹은 은퇴자의 무덤이라 불리는 자영업으로 발길을 돌린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에서 손을 놓는 실질 은퇴 연령은 72.9세. OECE 국가 중 1위로, 사실상 가장 늦게까지 일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저자는 개인과 사회 모두 은퇴 준비를 '돈'이 아니라 '일'의 관점으로 풀어가야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 우리 사회가 당연시하는 '은퇴'와 '정년'의 당위성에 의문을 던지며, 강제적 은퇴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은퇴 절벽'을 없애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책은 이런 이상한 나라의 은퇴가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드러내고, 100세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은퇴 공식과 노후 연착륙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책의 1, 2장은 우리 사회 은퇴자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잔인한 현실을 다룬다. 목적은 단지 현실의 어려움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왜 현실이 이토록 어긋나게 되었는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올바른 해법은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3~7장은 사회시스템 문제에서 한발 떨어져, 당장 은퇴를 앞둔 개인들에게 필요한 현실 사안을 다룬다.

3장은 100세 시대, 그러나 충분한 노후 복지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한국 현실에서 인생 방정식을 어떻게 짜야하는가를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노후 문제를 푸는 만능 키는 '돈'이 아니라 '일'이며, 일을 중심으로 대비해야만 은퇴 절벽을 건너뛸 수 있음을 4장에서 설명한다.

5, 6장은 은퇴 이후를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다뤘다.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향후 10년 정도는 사회 추세 변화를 내다봐야 하기에 사회의 메가 트렌드를 간략히 짚어보는 내용을 7장에 덧붙였다. 마지막 8장은 함께하는 삶에 대한 제언으로 구성됐다.

은퇴 절벽을 해결하려면 사회적 공조가 더 없이 절실하다. 이를 앞서서 제기하고 실천해야 하는 사람들은 당사자인 은퇴자들과 예비 은퇴자들이다.

강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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